지금 프랑스 리그 1(1부리그)에서 가장 핫한 축구 선수는 누구일까. 명성과 몸값이 아닌 득점과 도움 같은 기록으로 따진다면 ‘제2의 앙리’ 킬리안 음바페도,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이상 파리 생제르맹)도 아니다. 이들의 이름 위에 위치한 선수는 바로 릴 OSC의 윙어 니콜라 페페(24)다.
페페는 올 시즌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자신의 공격 재능을 마음껏 꽃피우고 있다. 현재 리그 1에서 득점 2위(13골), 도움 1위(7개)로 공격 포인트만 따지면 1위(20개)다. 음바페(14골+3도움)와 네이마르(11골+5도움)는 페페에 이어 2·3위에 머물러 있다.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능가하는 알토란같은 그의 활약 덕에, 지난 시즌 리그 17위에 불과했던 릴은 현재 2위까지 올랐다.
페페의 강점은 자유자재로 공을 다루는 발재간과 상대의 압박에도 볼 소유권을 지키는 능력이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열린 2018-19시즌 SM 캉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도 페페는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1골 2도움을 기록, 팀의 3대 1 승리를 홀로 이끌었다. 페페가 수비수의 견제를 벗겨내고 깔끔한 패스로 득점을 만들어낸 두 번의 도움 장면은 많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183㎝의 큰 체격과 빠른 스피드 같은 신체 조건도 타고났다. 페페의 탄력 있는 움직임은 수비수를 교란하기 일쑤다. 나이도 어려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16일 “순발력과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다. 여기에 최근 골 결정력까지 더해지며 수준급으로 올라섰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재능을 알아본 릴은 2017년 페페를 영입하며 5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프랑스에서 나고 자랐지만 국제무대에서 그의 소속은 코트디부아르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인 부모의 영향을 받았다. 2016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으로 선발된 페페는 그해 11월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을 모국인 프랑스와 치르기도 했다.
기록으로 입증된 재능에 명문 구단들은 아낌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 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 등과 연결되는 구체적인 이적설까지 나왔다. 특히 우나이 에메리 아스널 감독은 파리 생제르맹을 이끌었을 때부터 페페를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달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10인 중 하나로 페페를 꼽기도 했다. 한 해설위원은 “페페에겐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치솟는 인기에도 페페는 급하지 않다. 그는 이번 겨울이 아닌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페페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은 릴에서 마치겠다”며 “여름에는 유럽 어딘가로 떠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 몸값을 더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날아다니는 페페, 음바페·네이마르 비켜!
입력 2019-01-16 18:27 수정 2019-01-16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