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막말하며 고압적 태도를 보이는 일부 판사의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농단 의혹’ 사태로 사법부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고 하지만 이들의 안하무인격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16일 ‘2018년 법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 2132명이 지난해 맡은 사건의 담당 법관(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다.
변호사 5명 이상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아 우수 법관으로 선정된 이는 21명이었다. 김배현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유성욱 서울서부지법 판사는 평균 100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김종호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이영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우수법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법정에서 경청하는 태도를 가진 점이 높이 평가됐다. 양측 변호사가 생각하지 못한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한 법관, 한국어가 서툰 미성년 피고인에게 충분한 배려를 해준 법관, 늘 물 흐르듯 정확하고 논리적인 판결문을 쓰는 법관 등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변호인 10명 이상으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 법관 5명의 사례는 상식 이하였다. 한 판사는 변론시간을 단 1분으로 한정하고 1분이 지나면 발언을 강제로 중단시켜 변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 다른 법관은 “왜 이렇게 더러운 사건들이 오지”라고 말하는가 하면 “어제 한숨도 못 자서 피곤하니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라”며 고압적인 태도로 재판을 진행했다.
“참 이해 못 하시네” “나는 소주를 몇 병 마셔도 안 취한다” “경력이 좀 되는 것 같은데 증인신문을 그렇게 밖에 못 하냐” 등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불필요한 발언 사례도 등장했다. 재판부가 주도하는 조정에 불응하면 판결에 반영하겠다는 의견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며 사실상 조정을 강요하는 법관, 판결문에 피고와 원고를 다르게 쓰거나 법조문을 잘못 쓴 법관의 사례도 소개됐다. 서울변회는 우수 법관과 하위 법관의 명단을 담은 평가 결과를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더러운 사건… 피곤하게 하지말라” 일부 판사들 여전히 막말·고압적
입력 2019-01-16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