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수소·전기차 투트랙으로 갈 것”

입력 2019-01-15 19:51 수정 2019-01-15 23:11

“친환경차는 궁극적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투 트랙으로 가게 될 겁니다. 수소차 시대가 열리면 우리가 가진 연료전지 기술을 수출하는 기회도 열리겠죠.”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가 열린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현대모비스 전동화사업부 본부장 안병기(56·사진) 상무는 친환경차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이번 CES에서 자동차 분야의 큰 흐름 중 하나는 ‘배출 제로(Zero Emission)’ 즉, 친환경 모빌리티였다.

안 상무는 현대자동차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개발하는 과정부터 함께 했고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장과 환경기술시험개발실장, 현대모비스 친환경설계실장을 거쳐 전동화사업부 본부장에 오른 수소차 역사의 산 증인이다.

그는 “2025년 이후에는 연간 1억대 규모의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2000만대 정도가 친환경차가 된다”면서 “그중 배터리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1000만대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소차 시대가 열리면 현대모비스는 연료전지 기술을 수출하는 전략을 펼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안 상무는 “유럽은 디젤차 역사가 깊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나 순수전기차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많지 않다”면서 “게다가 200마일 이상 운행해야 하는 차는 배터리 무게가 많이 나가고 충전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수소차로 가야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기술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중국도 수소차에 관심을 많이 보이면서 국내 인력을 노골적으로 섭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소차의 큰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격 문제에 대해선 공급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물량이 10배가 되면 가격은 반으로 떨어진다”면서 “지난해 넥쏘 판매량은 1000대밖에 안 됐지만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이 올해 6000대를 생산하는 체제가 되고, 지난 연말에 발표한 것처럼 오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는 체제가 되면 가격 경쟁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가 친환경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안 상무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전기·전자 분야 회사들이 ‘주요 부품을 다 가지고 있으니 껍데기만 만들면 되는데 뭐가 어렵겠느냐’는 식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2만개의 부품을 모아 안전하게 차를 움직이게 하는 일은 전기·전자회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