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서울에 ‘WHO(세계보건기구)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가 설립된다.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수질오염, 생활화학물질 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WHO 산하 전문센터로 동북아지역 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와 서울시, WHO 서태평양사무소는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WHO 아태환경보건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 서명식을 개최했다. 서명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한 도시나 한 국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센터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아시아의 허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최근의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 발생도 있지만 국외 발생도 상당하다”면서 “센터가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조체제를 통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WHO 아태환경보건센터는 올해 5월부터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정보와 증거 확보, 환경오염 저감과 건강 증진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정책방향 제시, 아태지역 국가들의 환경보건 역량 강화 등을 수행한다. 센터는 대기질·에너지·보건, 기후변화·보건, 물·생활환경 등 3개 팀으로 구성된다. 특히 동북아 미세먼지와 황사 등 월경성 대기환경 문제에 대한 연구를 명시했다.
WHO 환경보건센터는 1991년 독일 본에 ‘유럽환경보건센터’가 설립된 후 이번에 서울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다. 유럽환경보건센터는 ‘미세먼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칼 크시자노프스키 전 유럽환경보건센터장(킹스칼리지런던 교수)은 서명식에 앞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2016년 기준으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30만명에 달한다”며 “이는 폐암 사망자의 29% 수준이고,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사망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미와 유럽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기질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아시아지역을 보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서울의 경우 유럽 미세먼지 가이드라인과 비교하면 연평균 미세먼지 수치가 2.6배나 높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동북아 미세먼지 해결 허브’ WHO 아태환경보건센터 서울 설립
입력 2019-01-15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