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 성장률 2%로 추락” 전망 등장, 리커창 “대규모 부양 없다”

입력 2019-01-16 04:00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소비 진작으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요일 오후부터 쉬는 ‘2.5일 휴무’ 아이디어까지 동원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경제전문가 데이비드 브라운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운은 “중국의 경기가 위험한 수준까지 다다르고 있다”며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중국 경제가 올해 5~6%가량 성장하는 것이고, 현재 경제 상황을 보면 그것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전쟁, 자동차 판매 부진, 부동산 가격 하락, 통화 공급 감소, 주식시장 약세 등 취약성이 중국 경제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성장률은 최악의 경우 2%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리커창(사진) 총리는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국무원 전체회의를 소집해 “올해 중국에 어려움과 도전이 더 많고 경기 하방 위험이 커져 정부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시장을 활성화해 경제성장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유지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을 쏟아붓는 식의 대규모 경기부양에 의존하지 않고 조정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내리고 세금을 줄여 적재적소에 돈을 풀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경기 하강 압력이 심해지자 주말을 2.5일로 늘리는 아이디어까지 내놓는 등 국내 소비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허베이성은 최근 웹사이트에 공개한 지침을 통해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채택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여기에는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을 2.5일로 늘리는 방안, 유연한 근무시간 제도 채택, 휴가 사용 장려 등이 포함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일을 잘하려면 잘 쉴 필요가 있다”며 “2.5일 주말 연장, 휴가 사용 장려 등은 더 나은 노동 여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주말이 늘어나면 공무원들만 혜택을 누리고, 공공 서비스는 불편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웨이보에는 “많은 기업의 노동자들은 주말에 이틀 휴무도 보장받기 힘든 상황”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4일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두 차례 0.5% 포인트씩 모두 1%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준율 인하로 1조5000억 위안(약 245조원)의 자금이 풀리며, 실질적으로 공급되는 유동성은 8000억 위안(약 13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 총리는 같은 날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시중은행의 지준율 인하를 비롯해 세금 감면, 수수료 인하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