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생들의 영국 주요 대학 진학이 쉬워졌다. 영국 수능에 해당하는 ‘A 레벨’ 테스트보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파운데이션 과정(UFP·University Foundation Programme)이 국내에 개설됐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려면 A 레벨 테스트를 보거나 파운데이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보통 파운데이션 과정은 1년 동안 진행되며 한국에선 없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안학교 ‘JSB칼리지’(JSB college·대표 안요셉)는 지난해 9월 개교하면서 영국의 ‘데이비드 게임 칼리지’의 파운데이션 과정을 도입했다. 또 이 과정을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압축, ‘반수’만에 유학이 가능하게 했다. 한국에서 수능을 끝낸 유학 준비생들이 1월부터 7월까지 공부하고 9월에 영국 주요 대학에 진학이 가능해진 것이다. JSB칼리지는 A 레벨 과정도 운영한다.
이 과정의 한국 진출에 맞춰 데이비드 게임 칼리지 설립자인 데이비드 게임(76)이 최근 내한했다. 지난 7일 JSB칼리지에서 만난 게임은 “한국의 JSB칼리지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기회에 더 많은 한국의 실력 있는 학생들이 영국 명문대에서 꿈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임은 “데이비드 게임 칼리지의 파운데이션 과정은 영국 사설 프로그램이지만 영국 대학의 95%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데이션 과정을 거치면 영국 대학의 95%에 원서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이어 “올 가을학기부턴 의과대학도 파운데이션과정을 통해 진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게임은 고등학교 교사 시절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의뢰를 받아 파운데이션과정을 만들었다. 파운데이션과정은 본래 대학교 적응을 위한 1년 과정으로 대학교가 개발했다. 게임은 “영국 대학교를 진학하고자 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이를 사설 학교에서 만들면 좋겠다고 판단, 1989년 칼리지를 만들었다”고 했다. 외국 학생들이 2년간 A 레벨을 공부하지 않고 1년 만에 진학할 수 있게 하자는 거였다.
데이비드 게임 칼리지는 크게 성장해 현재 영국 11개 시설에서 학생 13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또 파키스탄, 미얀마 등 각국에 분교를 두고 있다.
JSB칼리지가 교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를 살리자는 목회자 아버지의 뜻에 따라 두 자녀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안장환(57) 목사의 자녀인 안요셉(26), 안숙종(23)씨는 교회학교 아이들이 최고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훈련받고 세상의 아이들을 리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JSB칼리지를 개설했다.
이들 형제도 영국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 안요셉씨는 영국의 이공계 명문 임페리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MBA 과정에 합격한 상태고, 안숙종씨는 영국 세인트 폴스 걸스 런던 출신으로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했다. 또 JSB칼리지 설립에 더 나아가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방과 후 국제학교 ‘사도바울 영재학교(aps)’ 프로그램도 공급할 계획이다.
게임은 “세계의 많은 교육기관이 우리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원하지만,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다”며 “다음세대 교육을 생각하는 안 목사님과 자녀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해 이번에 협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사도바울영재학교(APS)는
‘사도바울 영재학교(APS)’는 안장환(57) 목사가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만든 방과 후 국제학교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안학교 ‘JSB칼리지’의 병설교육기관으로 JSB칼리지가 본교이고, 전국 10여 개 교회에 분교가 있다. 세계 명문대 출신들을 강사로 세워,주일학교 아이들의 실력을 크게 향상시키면 교회 아이들은 물론 세상의 아이들도 교회로 몰려올 거라는 확신을 갖고 만들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난 안 목사는 “APS는 이 시대의 아이들을 사도바울로 만드는 프로젝트”라며 “한국의 1000여개 교회가 APS를 도입해, 각 교회당 학생 25명 정도를 돌보면 전국 250만여 학생 중 1%인 2만5000여명을 사도바울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주일학교가 텅 비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회가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면서 매력을 상실했기때문입니다. 교회만 다녔는데 세계 50여개 대학에 갈 실력이 생긴다? 그럼 아이들이 몰려오게 될 것입니다. 그 일을 APS가 할 것입니다.”
APS는 이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실현시킬 교회를 찾고 있다. 분교를 설립해 APS프로그램을 적용할 교회를 말한다. 분교에는 국내 최대 크기의 21.5인치 교육용 태블릿 PC가 설치된 영어도서관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교사 인건비, 가맹비, 시설비도 없다. APS 본교 교사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분교를 지원한다.
안 목사는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우가번 성경 운동’도 벌인다. 우가번은 ‘우리 가족이 번역한’의 준말이다. 안 목사가 개발한 ‘무번역 어법 영어’로 영어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직역을 통해 문장을 쉽고 빠르게 이해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영어 능력도 기르고 성경도 읽게 하자는 것이다. 안 목사는 “우가번 운동과 APS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가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英 대학 95%가 인정하는 파운데이션 과정 6개월로 압축”
입력 2019-01-17 00:01 수정 2019-01-30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