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5·18 조사위원에 지만원 빼고 3명 추천

입력 2019-01-14 19:15
5·18 유족 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회 관계자들이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들이 부적격하다고 주장한 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자유한국당이 4개월 동안 추천을 미뤄온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한국당 몫 위원에 권태오 전 한미연합사 작전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전 수원지법 판사를 추천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 특수부대가 주도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보수 논객 지만원씨는 결국 최종 추천명단에서 제외됐다.

한국당은 14일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균형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며 상임위원 1명과 비상임위원 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권 전 작전처장은 육군본부 8군단장(중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비상임위원으로 지명된 이 전 기자는 현재 도서출판 자유전선의 대표를 맡고 있고, 차 전 판사는 박근혜정부 시절 KBS 이사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9월 여야 합의에 따라 5·18 진상조사위가 출범했음에도 자당 몫 조사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진상조사위 출범을 지연시켰다.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씨가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추천된 인물들 또한 보수 색채가 강해 최종 임명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이 전 기자는 1996년 검찰의 광주민주화운동 재수사 결과에 대한 언론 보도가 지나치게 피해자 중심으로 왜곡됐다고 주장해 5·18 단체로부터 공개 사과를 요구받은 이력이 있다. 차 전 판사는 2012년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제목의 글을 비롯해 극우 성향의 게시물들을 자신의 SNS에 올려 비판을 받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들 3명을 추천한 것은 5·18 영령 및 피해자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추천 철회 및 추천권 반납 등 공당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도 한국당 추천 인사들이 진상조사위원으로 부적격하다며 재추천을 요구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