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다음은 보일러다.”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추진해온 경유차 퇴출 사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다음 타깃으로 보일러를 겨냥했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가 2년 연속 감소했다. 서울시가 추진해온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및 운행제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경유차 대책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난방 부문에 집중해 노후 가정용 보일러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하는 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14일 말했다.
최근 발표된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해 연평균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22.8㎍/㎥로 집계됐다.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6년 26㎍/㎥에서 2017년 25㎍/㎥로 떨어졌고, 2018년엔 전년보다 약 8% 낮아졌다.
서울시는 노후 경유차 저공해화 사업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3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1조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총 37만5000여대의 노후 경유차에 대해 저감장치 부착, 조기폐차 등 저공해화 조치를 완료했다.
서울시는 2020년 20㎍/㎥, 2022년 18㎍/㎥, 2025년 15㎍/㎥까지 단계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난방 부문에 대한 강력한 저감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난방·발전 부문이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교통 부문(37%)보다 높다. 특히 겨울에 집중 가동되는 가정용 보일러는 겨울철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일반 보일러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하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해 4년간 8000대를 보급했다. 앞으로 올해 3만대, 내년 5만대 등 2022년까지 4년간 총 25만대의 콘덴싱 보일러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국내 6개 보일러 제조사 등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보일러 교체에 대한 지원금을 없애는 대신 설치 비용을 10% 할인받을 수 있게 했다.
콘덴싱 보일러는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노후 일반 보일러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에너지 효율도 높아 일반 보일러에 비해 난방비가 연 13만원 정도 저렴하다. 서울지역 가정용 보일러 약 359만대 중 10년이 경과된 노후 보일러는 129만대이며, 이 중 15년 이상 경과된 보일러는 49만대로 추산된다.
황 본부장은 “콘덴싱 보일러를 통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서울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중국이나 인도 등 미세먼지가 심각한 나라에 한국의 콘덴싱 보일러 산업이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경유차 이은 서울시 미세먼지 저감 타깃은 가정용 보일러
입력 2019-01-14 19:14 수정 2019-01-14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