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새해 극장가 달굴 코미디·액션 러시

입력 2019-01-16 00:10 수정 2019-01-16 00:28
진영 박성웅 주연의 영화 ‘내안의 그놈’ 한 장면. TCO(주)더콘텐츠온 (주)메리크리스마스 제공
류승룡이 주연한 이병헌 감독의 영화 ‘극한직업’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주연의 영화 ‘뺑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방송인 노홍철은 ‘무한도전’(MBC) 출연 당시 이런 명언을 남겼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겁니다.” 일견 말장난 같지만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웃으면 엔도르핀이 생성되고 활력이 도니까. 한바탕 시원하게 웃으며 새해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 유쾌하고 통쾌한 코미디·액션 영화들이 1월 극장가를 채운다.

포문은 연 작품은 지난 9일 개봉한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이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왕따 고등학생 동현(진영)이 우연한 사고로 인해 폭력배 출신의 기업 사장 판수(박성웅)와 몸이 뒤바뀌게 되며 벌어지는 ‘체인지업 무비’다.

설명만 놓고 보면 그리 새로울 게 없다. 이 같은 소재의 B급 코미디는 흔한 데다 극의 진행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공개된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두 주연배우의 천연덕스러운 역할 전환 연기가 기대 이상의 폭소를 자아낸 것이다.

라미란 이준혁 김광규 등 탄탄한 조연진은 영화의 잔재미를 끌어올린다. 이들의 진지한 연기가 얼토당토않은 상황과 맞물리며 깨알 같은 웃음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관객 수를 늘리고 있다. CGV의 실관람객 평점인 골든에그지수 97%를 기록 중이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극한직업’이 그 뒤를 잇는다. 실적 부진에 빠진 마약반 형사 5인방(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치킨집을 개업했다가 뜻하지 않게 ‘맛집’으로 소문이 나 대박을 터뜨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상업영화 데뷔작 ‘스물’(2014)로 개성 넘치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이 감독에게는 흔히 ‘말맛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이번 작품에서 역시 특유의 유머 감각과 리드미컬하게 맞물리는 대사 호흡이 두드러진다.

‘7번방의 선물’(2013)에 이은 류승룡의 인간미 넘치는 코믹 연기가 반갑다. 도회적인 이미지를 내려놓은 이하늬와 ‘범죄도시’(2017)에서의 강렬함을 지워낸 진선규의 색다른 변신도 돋보인다. 이 감독은 “웃으면 복이 온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이 영화를 보고) 많이 웃으시고 복 받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짜릿한 카 체이싱 액션을 앞세운 ‘뺑반’은 오는 30일 관객을 만난다. 뺑소니만을 다루는 경찰 내 조직인 ‘뺑소니 전담반’을 소재로 한 영화는 통제 불능인 스피드광 사업가(조정석)를 쫓는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다.

본청 내사과에서 뺑반으로 좌천된 형사 시연 역의 공효진을 비롯해 시연의 내사과 사수 윤 과장 역의 염정아, 뺑반을 이끄는 우 계장 역의 전혜진 등 여성 배우들이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뺑반 에이스로 변신한 류준열과 서늘한 광기를 발산하는 조정석도 인상적이다.

롱테이크 촬영으로 속도감과 리얼리티를 끌어올린 카 액션이 이 영화의 백미다. 한준희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의 자동차 추격신들이 쾌감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그 안에 감정을 담고자 했다”며 “액션과 인물, 공간이 한몸이 되어 현실적으로 그려지길 바랐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