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20)] 개인적으로 통일기금 적립하는 방순원 장로

입력 2019-01-14 00:01
방순원 장로가 지난 4일 전북 익산에 있는 기원전자 대표이사실에서 통일기금을 적립하는 통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방순원(77·전북 익산 사랑의동산교회) 원로장로는 평범한 중소기업인이다. 익산에 있는 전자부품업체 ㈜기원전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농기계의 각종 스위치, 센서 등을 개발·생산한다. 1986년 부도 직전인 회사를 인수해 연매출 70억원 회사로 키웠다. 그는 2년 4개월 전부터 전북은행에 통일기금 통장을 개설하고 개인적으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일 익산 국가혁신산업단지에 있는 기원전자 대표이사실에서 방 장로를 만났다. 방 장로는 통장 두개를 보여주었다. 2016년 9월 6일 첫 입금액은 6000원, 현재 잔액은 2279만5076원이다. 방 장로는 “일주일에 두세 번 직접 은행에 가서 입금한다”며 “은행원들은 내가 나타나면 으레 통일기금 내러 온 줄 안다”고 했다.

기금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목표는 10억원이다. 하나님이 주신 목표라고 했다. 10억원이면 큰 돈이다. 그래서 어떻게 마련해야 좋을지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간증을 해라, 그리고 책을 출판하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했다.

“간증을 하면 보통 사례비를 받으니까, 그것을 적립하라는 거죠. 실제 최근 책도 냈어요. 그 인세를 모두 통일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방 장로는 이후 본인이 출석하는 익산 사랑의동산교회를 비롯해 익산 기쁨의교회 등 지역의 여러 교회와 전주 서문교회 등에서 간증했다. 일반 기업에서 특강도 했다. 기업은행 전북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고객서비스에 대해 강연했다. 그러면서 예수도 전했다. “고객 서비스의 핵심은 사랑”이라며 “그 사랑은 예수님에게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간증집 ‘꿀맛보소’를 출간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익사할 뻔하다 하나님의 은혜로 목숨을 건진 일을 비롯해 기원전자 경영, 교회 공동체 삶, 통일기금 적립 계기 등을 담았다.

방 장로는 “죽기 전까지 통일이 안 되거나 통일이 빨라 목표액에 못 미치면 사재라도 털 것”이라고 했다. 방 장로가 통일기금을 모으게 된 이유는 첫째는 신앙, 둘째는 긍휼함 때문이다. “2016년 회사 월요 예배 때 통일을 놓고 기도하는데 기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그 돈을 네가 만들라’는 마음 속 울림이 있었어요.” 그는 그 다음날 통장을 개설했다.

또 1993년 아내 회갑 기념으로 백두산 여행을 갔었는데 연길 쪽에서 바라본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너무 비참했다. 이어 백두산 천지에 올라 통일을 깊이 염원하게 됐다고 했다.

방 장로는 “결국 통일이 돼야 하고 그래서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모으는 기금이지만 통일을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익산=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