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수 목사의 생명사역 목회]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데 핵심가치 둬

입력 2019-01-14 00:00 수정 2019-01-14 17:26
권성수 대구동신교회 목사가 2017년 8월 교회에서 개최된 ‘성경을 따라가는 조직신학 세미나’에서 전국 목회자들에게 생명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동신교회 제공
권성수 목사
‘권성수 총신대 교수가 교수직을 그만두고 목회를 선택한 것은 학내 신학 논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2000년 대구동신교회에서 목회를 막 시작했을 때 돌았던 근거 없는 소문이다. 당시 나는 총신대 60여명 교수 중 변경된 학내 규정에 따라 최초로 선발된 ‘정년보장 정교수’였다. 내가 맡은 ‘로마서 강해’ 강의에는 4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해 정원을 200명으로 제한해야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이런 루머가 나온 것은 돌연 교수직을 내려놓고, 그것도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니라 대구에서 목회한다는 게 매우 생소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신학과 목회에 괴리가 있다’는 생각이 팽배한 때였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선 신학교에서 교회를 위한 신학을 강조하며 ‘성경을 바로 가르치면 반드시 생명의 변화와 생활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가르쳐 온 교수 출신 목회자가 어떻게 목회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지 궁금해 했다.

이 때문인지 목회 사역을 시작하면서 교회에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700명이던 교인이 최소 2000명은 돼야 체면 치레는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대구동신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며 곧바로 직면한 문제는 성도수가 아니라 목회철학에 대한 것이었다. ‘어떤 사명과 비전을 갖고 동신교회에서 목회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은 또 다른 부담이었다. 이 질문은 ‘예수께서는 어떤 사역을 하셨는가’라는 고민으로 옮겨갔다.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마 9:35). 그렇다. 예수께서는 천국 복음을 전파하여 복음을 알지도 믿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믿도록 해서 그들을 살리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천국 복음을 가르쳐 자라게 하시고, 천국 복음의 일환으로 모든 약한 사람들과 병든 사람들을 고치셨다.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 사역의 총화이기 때문에 대구동신교회 목회 사역에도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이 말씀을 대구동신교회의 핵심가치로 뿌리내리기 위해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용어로 바꾸었다. 그것이 바로 ‘천국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생명사역’이었다. 생명사역의 개요는 육하원칙으로 정리해 ‘생명사역 육각형 도표’로 만들었다.

예수께서는 목자 없는 양같이 고생하며 기진하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셨다.(마 9:36) ‘불쌍히 여기다’라는 헬라어는 ‘스플랑크니조마이’다. ‘스플랑크나’의 동사형이다. ‘스플랑크나’는 위장 간장 심장 등 내장을 총칭하는 단어다. 즉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가장 큰 긍휼 자비 연민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처럼 뜨거운 심장으로 무리를 불쌍히 여기셨고, 전심으로 그들에게 나아가셨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목자 없는 양같이 고생을 하면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음을 보시며 자비와 긍휼의 마음으로 사역하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또한 그들을 보시며 단순히 고생하며 방황하는 양들로만 생각하지 않으시고 추수할 대상으로 보셨다.(마 9:37) 사람들에게 아무리 문제가 많아도 구원자가 되시며 선한 목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기만 하면 그들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는 것을 아셨던 것이다. 예수님은 죄 때문에 고생하며 방황하는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께 배우면 안식과 영생을 누리고, 생명을 풍성히 누리게 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셨다.(요 15:5, 10:10)

예수께 접속되어 예수 생명을 풍성히 누리며, 사람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사역을 하는 모든 목회자와 평신도가 ‘생명사역자’다. 나는 교회가 생명사역을 제쳐두고 다른 일에 몰두하면 목회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말씀으로 깊이 깨닫게 됐다. 목회자는 천국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생명사역을 핵심 가치로 삼고 그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그때 목회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끼며 예수 생명이 약동하는 사역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목회 현장에서 생명사역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까. 생명사역을 통해 예수 생명을 어떻게 흘려보내고, 교회 구석구석 스며들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생명사역의 5대 사역으로 나눠 자세하게 살펴보겠다.

▒ 육각형 도표로 보는 생명사역
제자훈련과 생각의 틀 바꿔 풍성한 변화 체험


생명사역 육각형 도표는 생명사역의 핵심가치 6개를 간단하게 보여준다.

생명사역의 주체는 ‘누가’ 생명사역을 하는가를 뜻하는데,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 함께하는 것이다. 생명사역의 미션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생명사역의 미션은 ‘천국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고 고치는 사역을 하는 것’이다. 생명사역의 평가는 ‘언제’ 생명사역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인데, 예수 생명을 체험하고 누릴 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생명사역의 비전은 생명사역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는 미션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의미한다. 동신교회는 ‘2020년까지 교육 및 훈련(Church School)을 통해 1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2만명이 출석하는 교회를 이룬다. 30%의 대구·경북 복음화도 도모한다’는 목표를 뜻하는 ‘CS123’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생명사역의 가치는 ‘왜’ 생명사역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생명사역의 가치는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여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명사역의 전략은 생명사역을 ‘어떻게’ 이루어 가는가 하는 것이다. 생명사역은 제자훈련과 생각의 틀(신학), 훈련을 통해 풍성한 변화를 체험한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