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가맹점협의회 발족… “필수품목 줄이고 마진 공개하라”

입력 2019-01-10 19:27
BBQ 가맹점주 60여명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거래 YES’ ‘구입강요 NO’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가맹본부에 ‘가맹점과의 동행 방안’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의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일방적인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BBQ 가맹점주 60여명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국BBQ가맹점사업자협의회’ 발족식을 갖고 가맹본부에 “국민과 정부를 상대로 발표한 ‘가맹점과의 동행 방안’을 성실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가맹본부의 불공정한 거래 행위를 근절하고 생존권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손영수 전국BBQ가맹점사업자협의회 공동의장은 “현재 9개 동행 방안 항목 중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가맹본부는 2017년 7월 기자회견을 열고 ‘패밀리(가맹점)와 BBQ의 동행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동행 방안에는 유통마진 공개·필수 구매품목 최소화 등 9개 항목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손 공동의장은 “여전히 통일성 유지와 상관없는 제품을 필수 품목이라는 명목으로 구매를 강제하고 전단지·판촉물 강매 등 불공정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맹사업법 개정도 촉구했다. 현행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은 10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본사는 가맹점에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협의회는 “(가맹점을) 1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은 가맹계약 해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점주단체 구성과 활동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개정안은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협의회 발족으로 향후 가맹본부의 제품 가격 및 주요 원재료 공급가 인상 결정 시 가맹점주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맹본부는 지난해 11~12월 주요 원재료 9종의 공급가와 ‘황금올리브’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협의회가 설립된 이상 가맹본부의 정책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가격 인상과 원재료 매입 단가 협상 등에서 가맹점주들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BBQ 관계자는 “패밀리들과의 공식 소통창구인 동행위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협의체가 조직돼 안타깝다”면서 “협의체에 참석하신 분들도 우리 패밀리라고 여기며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