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의 돈은 단기 국채에, 90%는 S&P500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2013년 일부 공개된 유서에서 아내에게 이러한 투자 조언을 남겼다. 등락을 거듭하더라도 지수는 우상향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버핏의 전제를 신뢰하는 증시 강세론자들 사이에서 현재 미국 증시가 2016년과 유사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6년과 마찬가지로 최근 증시도 장기 강세장 속 주춤하는 순환적 약세장이라는 시각이다. 당시 급락하던 미국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 해소를 계기로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3년 전보다 커진 경기 둔화 압력으로 ‘Again 2016’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2015년 12월 1일 2102.63이었던 S&P500지수는 두 달 뒤인 2월 11일 1829.08로 내려앉았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했던 강(强)달러 기조, 유가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추락하던 증시는 1분기가 지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을 선언한 데다 중국도 경기 부양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S&P500지수는 그 해 12월 13일 2271.72를 기록하고 꾸준히 우상향해 지난해 9월 20일(2930.75) 고점을 찍었다.
‘Again 2016’을 외치는 이들은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0일 “지난해 12월 연준이 2019년 금리 인상 횟수를 2회로 하향 조정했지만 1회를 전망하던 시장은 환호하지 않았다”며 “시장과 연준의 눈높이가 맞는 순간이 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시장 기대치만큼 본격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3년과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다. 2016년에는 몇 개월 후 경기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국면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아직 저점을 찍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유럽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두드러진다. 유로존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과 글로벌 선행지수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금융시장 ‘응답하라 2016’
입력 2019-01-11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