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은산과 청양지역의 집중호우로 지천이 범람하고 있다는 신고가 도청 재난상황실로 접수됐습니다. 홍수피해 상황을 파악하고자 하니 지천 하류인 백마강교 인근에서 드론을 이륙시키기 바랍니다.”
곧 충남도청 지휘소에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청과 50여㎞ 떨어진 부여 백마강에서 실시간으로 촬영된 영상이다. 고도를 높여 전체적인 피해상황을 확인한 지휘부는 재난현장과 더욱 가까운 곳으로 드론을 접근시켰다. 이후 대처 방안이 실시간으로 현장에 전달됐다.
앞으로는 수백㎞ 밖에서 벌어진 재난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충남도는 10일 도청 대회의실과 부여군 일대에서 이원으로 ‘드론 영상 실시간 중계 시연회’를 개최했다. 시연회에는 양승조 지사와 관계 부처 및 지역 공무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시연은 도청에서 약 50㎞ 떨어진 부여 백마강 일대에서 재난상황이 벌어진 경우를 가정했다. 백마강 범람, 옥천산 산불, 백제문화단지 지진 피해, 백마강 고란사 앞 선박 침몰, 백마강교 대형 추돌사고 등이다. 현장에 고정익 드론을 띄워 전체 모습을 촬영·송출하면 도청 대회의실에서는 현장 지상통제부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업무를 지시했다.
도는 시연회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한 뒤 이른 시일 안에 현장에 드론 영상 실시간 중계 시스템을 투입할 계획이다. 시스템이 현장에서 본격 가동되면 선제적 위기관리대응 체계를 통해 도민 생명·재산 보호, 신속하고 정확한 현장 대응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충남이 전국 최초로 구축한 드론 영상 실시간 중계 시스템은 재난 및 사고 현장에 드론을 투입, 현장영상을 지상통제부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상통제부는 영상을 도청 상황실로 전송하고 지휘부와 관련 부서 담당자들은 이 영상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상황을 살피며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드론은 산업분야에서 국토조사, 농업, 산림 등 공공부문까지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며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대규모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지휘부와 현장 간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재난·재해 피해 지역과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하천 범람하자 드론 출동… 50㎞밖 도청서 재난현장 지휘
입력 2019-01-10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