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시진핑, 진한 ‘브로맨스’ 과시, 시진핑 7월 방북할 듯

입력 2019-01-10 19:2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펑리위안 여사 등 북·중 정상 부부가 9일 중국 베이징 북경반점에서 오찬을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인민복, 리 여사는 짙은 남색 투피스를 입고 있다. 신화뉴시스
사진=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이틀간 7시간이나 함께 보내면서 돈독한 관계를 다지고, 변함없는 우애를 과시했다. 북한과 중국 관영매체는 10일 오전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돌아간 시점에 8~9일 북·중 정상 회담 및 회동 결과를 일제히 보도했다.

시 주석은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북한의 믿음직한 후방이며 견결한 동지, 벗”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쌍방의 근본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정세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만찬에서도 “지난 70년간 두 나라와 인민은 순치(脣齒)의 관계를 맺고 서로 지지하고 고무 격려하면서 전진해왔다”고 혈맹 관계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조·중(북·중) 관계의 위대한 새 역사, 빛나는 새 시대에 맞게 조·중 친선의 전면적 부흥을 위한 굳은 의지를 안고 새해 첫 정치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만찬에선 “조·중 공동의 힘으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고히 수호해나가자”고 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시 주석에게 방북 초청을 했고, 시 주석은 이를 수락했다. 방북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나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는 10월쯤 방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국 매체는 시 주석의 답방 수용 부분은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 중앙(CC)TV는 이날 오전 7시 뉴스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11분간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상당히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두 손을 모으거나 고개를 끄덕이고, 메모를 하고, 시 주석의 얘기를 듣는 장면도 보였다. 반면 시 주석은 웃음 띤 얼굴로 손짓을 해가며 자연스럽게 얘기했다. 부부 동반 환영 만찬에선 시 주석의 인사말과 김 위원장의 답사가 이어지고 공연도 펼쳐졌다. 이날은 김 위원장 생일이었지만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9일 베이징 시내 북경반점(北京飯店·베이징호텔)에서 부부 동반으로 오찬을 했다. 1900년 지어진 이 호텔은 김 위원장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중국을 방문할 때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등 중국 지도자와 만났던 장소다. 오찬에서 김 위원장은 전날과 달리 편안한 표정이었다. 의자 끝에 걸터앉은 채 시 주석 쪽으로 몸을 돌려 대화를 하거나 파안대소하는 장면도 보였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 부부에게 북·중 정상회담 사진을 담은 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오전 중절모에 코트 차림으로 약제회사 동인당(同仁堂) 공장을 방문하는 모습도 나왔다. 이후 특별열차를 타고 베이징을 떠난 김 위원장은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역에서 중국 인사들과 작별하며 시 주석에게 친필로 감사서한을 보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