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차관급은 7~9일 베이징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일부나마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역협상 진전에 따른 손익계산서를 뽑아보면 한국 경제에 단기호재로 보기 어렵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수출이 이득을 챙길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심리개선 효과가 있다는 진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0일 “미·중이 화해무드로 돌입한 것은 한국에도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한국 수출 전선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이 직접 피해를 본 품목을 꼽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도 단기적인 이익을 계산하기 힘들다.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은 양국 간 교역을 저해하는 관세 장벽이다. 상대방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이 영향을 받으려면 중국 현지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이 많거나 그 반대 경우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현지 생산 제품은 수출보다 해당 국가 내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전 분야에서 일부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에선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반도체업체 푸젠진화에 관련 생산장비 수출을 제한했다. 일종의 기술 유출 차단이다. 반도체를 놓고 두 나라가 충돌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업계는 중국 추격에서 한숨을 돌렸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사상 최대인 1267억1000만 달러를 찍기도 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도움을 준다. 두 나라의 무역전쟁은 세계경제 심리를 뒤흔들었다. 양국의 교역이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은행(WB)은 지난 9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0.1% 포인트 끌어내린 2.9%로 평가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무역전쟁 악화를 막으면서 한국에는 수출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이 개선되는 ‘소득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美·中 무역협상, 한국경제 단기적 약효 미미
입력 2019-01-10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