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접목 구강구조 맞춤 칫솔·고기 맛 채식 버거까지 등장

입력 2019-01-11 04:03
임파서블푸드가 올해 CES에서 공개한 ‘임파서블 버거 2.0’. 임파서블푸드 제공
P&G가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의 전동칫솔 ‘지니어스 X’. P&G 제공
세계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 중 하나인 P&G가 처음으로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가했다. 181년 동안 다양한 소비재를 만들며 누구보다 소비자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했던 P&G는 “소비자가 변했기 때문에 우리도 변해야 한다”며 CES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설명했다. 생활용품에 빠르게 변화하는 IT 혁신 기술을 접목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현지시간) P&G 전시관에 가보니 칫솔, 면도기 등 생활용품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얼굴인식 기능을 도입한 미래형 화장품 판매장도 소개됐다.

AI 기술이 들어간 전동칫솔 ‘지니어스 X’는 사용자의 구강구조와 양치 습관을 파악해 최적의 양치질을 돕는다. 누적된 양치 데이터를 분석해 치과의사에게 보내줄 수도 있다. P&G는 DS3라는 고체 형태의 세정제도 선보였다. 샴푸, 세탁세제 등 액체로 된 세정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과도한 물 소비로 환경을 오염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회사는 DS3가 매일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 8억 갤런(약 30억ℓ)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미리 화장품을 체험해보는 뷰티 앱도 등장했다. ‘유캠’이라는 앱이 주인공이다. 이전에도 이런 앱이 있었지만, 눈길을 끄는 건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이다. 에스티로더, 맥, YSL 등과 협업해 앱에서 가상으로 화장을 해보고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빌 게이츠, 구글 벤처 등이 투자한 곳으로 잘 알려진 임파서블푸드는 이번 CES에서 ‘임파서블 버거 2.0’을 공개했다. CES에서 음식 공개 행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100% 채식 원료로 음식을 만든다. 고기와 똑같은 맛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이 들어가 소위 ‘푸드 테크’ 기업으로 불린다. 2016년 출시한 ‘임파서블 버거’는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지만 고기가 들어간 햄버거와 똑같은 맛을 내 큰 관심을 끌었다. 맛을 더욱 개선한 제품을 CES에 내놓았다. 이 회사는 전시가 끝날 때까지 1만2000개가량의 햄버거를 제공키로 했다.

생활용품에 이어 음식까지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CES의 외연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리 사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은 “현재 모든 기업은 기술 기업이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