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로봇 사업, 5개 형태로 추진”… 네이버와 전격 제휴

입력 2019-01-10 19:51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신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LG전자의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제공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로봇은 가정용, 상업·공공용, 산업용, 웨어러블, 엔터테인먼트 5개 형태로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신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봇사업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것보다 꾸준하게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부회장은 “잔디깎이 로봇 제품은 완성이 다 됐다. 미국에서 실험 중이고 곤지암 골프장에도 풀어놓고 시험 운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는 로봇 산업 확대를 위해 네이버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LG전자와 네이버랩스는 서로의 전시관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의견 교환을 하고 협력을 결정했다. 양사는 우선 LG전자의 ‘클로이 안내로봇’에 네이버의 고정밀 위치·이동 통합기술플랫폼인 ‘xDM’을 적용해 로봇주행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추후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또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차, 5G 등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문화를 장려할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수익-성장-시장지배력-자원재배치’로 이어지는 지속성장 공식을 제시했다.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제품은 지속해서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성장 동력을 집중시켜 사업을 키운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 상업용 에어컨, 디지털 사이니지, 빌트인 등 B2B 사업과 오븐, 에어케어 등 B2C 사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전사적 관점에서 자원을 재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지속할 수 있는 성장을 위해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일관되게 추진한다.

조 부회장은 ‘클라우드 가전제품’에 대한 사업적 아이디어도 언급했다. 그는 “세탁기나 냉장고의 성능은 소프트웨어가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며 아마존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얼마든지 하드웨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과연 우리가 세탁기·냉장고만 만드는 회사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면서 “언제 기회가 되면 그 부분을 기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플랫폼을 재정리하고 여러 가지 하는 기간이 2~3년은 걸리는데 올해나 내년까지는 정리 작업을 하는 기간”이라며 “신뢰를 쌓는 작업과 폼팩터(하드웨어)를 포함해 변화를 만들어가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올해 인수·합병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 어느 회사를 사야겠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50곳 정도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