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위기시대 대응은 도덕·공동체성 회복”

입력 2019-01-11 00:01
종교 없이 삶을 영위하는 무종교인이 늘어나는 ‘종교 위기 시대’에 한국교회가 대응하기 위해서는 영성과 도덕성,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원규 실천신학대 종교사회학 석좌교수는 10일 “무종교 분위기가 사회에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교회의 내일은 ‘성스러움’과 ‘높은 도덕성’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성’ 회복에 달렸다”며 “그럴 때 사람들은 교회의 가치가 세상과 다르며, 교회가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곳이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안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윤성원 목사)의 중진 목회자모임인 성결섬김마당이 이날 주최한 제26차 포럼에서 소개됐다. 포럼은 ‘비종교인 급증시대, 교회의 전도전략’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에서 열렸다.

이 교수는 ‘무종교인의 증가와 교회의 대응 방안에 대한 종교 사회학적 연구’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종교인은 56%로 집계됐다. 95년엔 47%였는데 10년 새 9%가 증가했다”며 “남성과 젊은 층 미혼자 화이트칼라 고학력자 도시 거주자일수록 무종교인이라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해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조사를 보면 무종교인 35%가 종교 생활 경험이 있는데 개신교를 과거 종교라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며 “사회·경제적 수준 향상과 세속적 가치관 확산도 영향이 있겠으나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도 수준이 매우 낮은 것도 무종교인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청렴과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의 일치, 교회의 사회봉사 및 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 밖 사람들이 영적인 것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다. 제도화된 종교로서의 개신교에 부정적인 것”이라며 “무종교인이나 타종교인에게 신뢰를 얻는 수준까지 변하지 않는다면 향후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호 한동대 교목실 목사는 ‘무종교 사회에 대한 기독교 변증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다음세대 무종교인에 영향을 미치는 무신론의 현황과 대처 방안을 전했다. 김 목사는 “최근 유발 하라리 등 과학적 유토피아를 주창하는 ‘신 무신론자’의 영향으로 종교 없는 삶을 추구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며 “교회는 무신론을 포기하고 돌아선 CS 루이스나 회의적 언론인이었던 리 스트로벨 등의 사례와 저서를 활용해 유신론의 근거가 탄탄하다는 것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