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연관 산업인 공인중개업과 인테리어·가구 업계, 포장이사 업계 등도 된서리를 맞았다. 각종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가 등장해 시장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은 불가항력적 악재에 가깝다.
일선 부동산들이 먼저 보릿고개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2314건에 그쳐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9·13 대책 전후인 9월 거래량의 5분의 1에도 못미쳐 정부 규제에 따른 시장 안정효과는 분명히 입증됐다. 하지만 거래 수수료로 먹고사는 공인중개사들은 때아닌 거래절벽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1월 말까지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6659명으로 평년 동기 대비 2000여명 이상 감소하며 크게 줄었다. 반면 지난해 11월 전국 1424개 업소가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 문을 여는 부동산은 줄었고,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지방 부동산의 경우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지역이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다주택자 버티기에 급매물이 나와 봐야 잘 팔리지도 않고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규 분양 증가로 한동안 호시절을 누렸던 인테리어, 가구 등 건자재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업계 대표주자격인 KCC, LG하우시스 등의 영업이익이 급락했고 가구 및 중소 인테리어 업체들도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이사업체들도 9·13 대책 이후 이사 수요가 크게 줄면서 주문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상반기에도 지금같은 불황이 지속되면 문 닫는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가 54.7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돈 가운데 관련 산업 전반에 드리운 불경기의 그늘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정건희 기자
주택 매매 얼어붙자 공인중개·인테리어·가구·포장이사 업계도 찬바람 ‘쌩쌩’
입력 2019-01-11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