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공항인 런던 히스로 국제공항에서 드론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한때 항공기 이륙이 전면 중단됐다. 런던 개트윅 공항에 출연한 드론으로 장시간 마비 사태를 겪은 지 3주 만에 영국 공항에서 혼란상이 재연된 것이다.
런던 경찰청에 따르면 8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히스로 공항 근처에서 드론 목격 신고가 들어와 약 1시간 동안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목격자 중에는 경찰도 포함돼 있었다. 히스로 공항 대변인은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차단하기 위한 예방조치로 이륙을 금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과 군 당국은 드론을 조종한 사람을 찾기 위해 히스로 공항 일대를 수색 중이다. 스튜어트 쿤디 런던 경찰청 국장은 “항공기 활주로에서 드론을 불법 운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항공기 운항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드론 출현에 따른 공항 마비 사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9일에는 개트윅 공항 활주로 인근에 드론 2대가 등장해 36시간 동안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항공기 1000편 이상이 운행에 차질을 빚었고, 이용객 14만명의 발이 묶였다. 당시 드론을 조종했던 사람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개트윅 공항은 이 사건을 계기로 500만 파운드(약 71억원)를 들여 안티 드론(anti-drone·불법운행 드론을 감시 및 제어하는 기술) 관련 장비를 도입했다.
영국에서 드론이 항공기 운항을 위협하는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영국 이상접근비행조사위원회(UKAB)에 따르면 드론이 항공기에 근접 비행해 발생한 비행기 경사고(aircraft incident)는 2014년 6건에서 2017년 93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120건에 달했다. 캐나다에서는 2017년 10월 드론이 상업용 항공기의 날개와 충돌하는 사건이 있었다.
드론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영국 정부는 드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교통부는 오는 11월부터 드론 비행금지구역을 공항 반경 1㎞에서 5㎞로 확대하고, 250g 이상의 드론은 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드론을 소유한 사람은 드론 조종 자격시험도 치러야 한다.
영국 경찰의 드론 단속 권한도 강화된다. 경찰은 중대 범죄가 발생하면 영장을 발부해 드론을 압수수색할 수 있다. 필요시 비행 중인 드론을 착륙시키거나, 조종자에게 자격증 제시를 요구할 수도 있다. 드론 조종자가 경찰에 협조하지 않으면 최대 100파운드(약 14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크리스 그레일링 영국 교통장관은 불법 드론 운행에 대해 “무책임할 뿐 아니라 고의적이고 계산된 행동”이라며 “새로운 드론 감시 및 제어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드론 때문에… 英 히스로 공항 올스톱
입력 2019-01-1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