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로 치매 이긴다… 성동구 ‘기억축구단’ 발족

입력 2019-01-09 22:15 수정 2019-01-14 18:00
치매 노인들과 노인회 축구단 소속 노인들로 구성된 ‘기억축구단’이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리팍축구학교에서 첫 훈련을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동구 제공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리팍축구학교 실내축구장. 머리에 흰서리가 앉은 노년의 남성 8명이 초록의 잔디를 밟으며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들의 눈빛에는 입고 있던 붉은색 유니폼처럼 강렬한 젊음이 묻어났다. ‘기억축구단’이라는 문구가 가슴팍에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백발의 선수들은 처음 해보는 기초 체력훈련을 소화하며 즐거워했다.

이들은 성동구에서 경도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억축구단 선수들이었다. 성동구는 치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스포츠 재활을 통한 치매 치료를 돕기 위해 기억축구단을 발족했다고 9일 밝혔다.

축구단에는 경도치매를 앓는 어르신뿐 아니라 성동구노인회 실버축구단 어르신 7명도 포함됐다. 치매 어르신의 사회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경도치매 환자는 일상적인 생활에는 무리가 없지만 했던 말을 반복하거나 최근 기억을 잊는 증상을 보인다. 성동구는 성동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한 70세 이상 어르신 중 선별검사(인지 저하 여부 검사), 정밀검사, 전문의 진단, 체력검사 등을 거쳐 경도치매 판정을 받은 이들을 선발했다.

성동구는 신체활동이 뇌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만큼 기억축구단 활동을 통해 환자들의 치매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기억축구단은 치매라는 질병이 있어도 공동체 구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치매를 앓는 분들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