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과 동등한 협력, AI 플랫폼 빅스비 입지 강화”

입력 2019-01-09 20:48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사장은 가장 많은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없이는 디바이스에서 AI 구현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제공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의 확대를 자신했다. 구글, 아마존 등에 비해 늦게 AI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강점을 앞세워 협력 관계를 이끌어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홈이 오랫동안 실패한 건 다 자기만의 프로토콜을 주장해 서로 연동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소비자들은 그렇게 두지 않는다. 업체들은 어떻게든 협력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뉴 빅스비’를 내놓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키워드는 ‘협력’이다. 김 사장은 “빅스비는 후발주자라 약하다. 하지만 어느 회사도 모든 분야에 강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회사다. 디바이스에서 AI를 구현하려면 우리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아마존의 AI 스피커를 삼성전자 TV와 연동시킨다고 발표했다. 또 2019년 신제품 스마트 TV에는 애플 아이튠즈를 탑재하고 애플 에어플레이도 쓸 수 있게 하는 등 협력을 강화했다.

김 사장은 “구글, 아마존 등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하이 빅스비,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명한 프렌치 레스토랑을 알려줘’라고 하면 이전보다 훨씬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를 구글, 아마존 등 정보가 풍부한 업체에서 가져다 쓰도록 협력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빅스비를 쓰는 것 같지만, 사실은 빅스비는 관문이고 다른 업체의 서비스를 같이 이용하는 셈이다.

구글, 아마존 등은 반대급부로 삼성전자 디바이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다.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 등으로 삼성전자 TV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김 사장은 “우리 생태계와 파트너 생태계를 합쳐 더 큰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대등한 관계에서 앞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로봇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 사장은 “올해 몇 개 로봇 제품을 상용화해서 나갈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된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가 고령화하고 있어서 헬스케어, 노인 돌봄 등에 로봇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로봇은 굉장히 많이 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해 김 사장은 “삼성전자 50년 역사를 보면 어려움은 항상 있었다”면서 “다른 데보다 우리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굉장히 빠른 시점에 희망적으로 좋아지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