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사진) 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검찰에 체포된 지 50일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소득 축소신고 등 혐의로 지난해 11월 19일 체포됐었다.
곤 전 회장은 8일 도쿄 지방재판소에서 진행된 구속이유 공개절차에서 20분간 영어로 “나는 결백하다. 부당하게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50일간 구금됐던 곤 전 회장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하얀 셔츠에 검은 정장을 걸친 채 눈에 띄게 수척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허리에 포승줄이 묶이고 수갑이 채워진 상태였다.
곤 전 회장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적인 투자 손해를 회사에 부담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는 닛산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생의 20년을 닛산의 부활에 바쳤다”며 닛산을 성공적으로 경영해 왔음을 강조했다.
닛산 자금 16억엔을 사우디아라비아 기업인에게 지불한 것에 대해서는 관계 부서와 협의를 거쳐 정당하게 닛산의 파트너에게 대가를 지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수 축소 기재 의혹에도 “검찰 기소가 완전히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판사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금 이유를 설명하자 “수사기관에서 제기한 혐의들이 근거 없는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닛산에 진심으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닛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공명정대하고 합법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왔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교도통신은 그가 구치소 생활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눈빛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재판정에는 1000여명이 방청객이 몰려들었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달 31일 곤 전 회장의 구류 기간을 오는 11일까지로 연장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해 11월 곤 전 회장을 체포한 뒤 구류 기간을 10일씩 연장하는 방법으로 곤 전 회장을 계속 붙잡아뒀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법원이 연장 신청을 거부하자 바로 다음 날 배임 혐의를 적용해 곤 전 회장을 다시 체포하기도 했다. 곤 전 회장 변호인 측은 구류 취소 청구를 낼 방침이지만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곤 전 회장이 자신의 구속기간을 반복해서 연장하는 일본 사법시스템과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곤 前 회장 “난 결백… 부당하게 구속”
입력 2019-01-08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