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신임 감독 이강철 “KT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올라가겠다”

입력 2019-01-08 19:22
올해 프로야구 KT 위즈를 이끌 이강철 신임 감독이 8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팀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올라가겠습니다.”

‘핵잠수함’ 이강철 KT 위즈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10년 연속 10승과 100탈삼진을 기록하며 한국프로야구(KBO) 최정상급 투수로 군림했다. 은퇴 뒤에도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한 팀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감독은 8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성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고민할 부분으로 내야 백업 선수층과 불펜진을 짚었다. 이 감독은 “팀이 외야진은 두터운 편이나 내야 백업이 약하다”며 “지난 시즌 후반기에 다소 떨어졌던 것도 백업 선수층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김재윤과 엄상백이 경기 막판 등판할 예정인데, 6회와 7회를 맡아줄 불펜 투수를 찾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지난 시즌 수석코치로서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는 두터운 선수층으로 잘 알려진 팀이다. 이 감독은 “두터운 선수층의 원동력은 선수들의 절실함”이라며 “주전 자리가 비었을 때 바로 들어가 성적을 낼 수 있으려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돼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 선수들은 ‘내가 나가기만 해봐라’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경기를 준비했다”며 “이런 마음가짐만 있다면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 시즌 KT에는 이대은이라는 강력한 선발 자원이 가세한다. 이 감독은 “워낙 볼이 좋은 선수”라며 “올해는 경력 쌓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성적보다는 한 시즌 부상 없이 보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FA 잔류시) 금민철, 김민 등을 포함해 4, 5선발후보군을 캠프에서 찾아볼 것”라고 덧붙였다.

KT 최고의 스타는 지난 시즌 신인왕 강백호다. 강백호에 대해 이 감독은 지난해와 다른 활용방안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백호가 강견인 만큼 상대가 안타를 쳤을 때 1루 주자가 3루까지 가지 못하도록 좌익수가 아닌 우익수로 쓸 예정”이라고 했다.

1군 진입 5년차를 맞은 KT에게 더 이상 신생팀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하위권에서 전전한 이력을 떨쳐내야 한다. 새 사령탑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감독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KT에서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감독으로서) 즐거울 것 같다”고 말하며 환히 웃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