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올라가겠습니다.”
‘핵잠수함’ 이강철 KT 위즈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10년 연속 10승과 100탈삼진을 기록하며 한국프로야구(KBO) 최정상급 투수로 군림했다. 은퇴 뒤에도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한 팀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감독은 8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성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고민할 부분으로 내야 백업 선수층과 불펜진을 짚었다. 이 감독은 “팀이 외야진은 두터운 편이나 내야 백업이 약하다”며 “지난 시즌 후반기에 다소 떨어졌던 것도 백업 선수층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김재윤과 엄상백이 경기 막판 등판할 예정인데, 6회와 7회를 맡아줄 불펜 투수를 찾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지난 시즌 수석코치로서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는 두터운 선수층으로 잘 알려진 팀이다. 이 감독은 “두터운 선수층의 원동력은 선수들의 절실함”이라며 “주전 자리가 비었을 때 바로 들어가 성적을 낼 수 있으려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돼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 선수들은 ‘내가 나가기만 해봐라’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경기를 준비했다”며 “이런 마음가짐만 있다면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 시즌 KT에는 이대은이라는 강력한 선발 자원이 가세한다. 이 감독은 “워낙 볼이 좋은 선수”라며 “올해는 경력 쌓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성적보다는 한 시즌 부상 없이 보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FA 잔류시) 금민철, 김민 등을 포함해 4, 5선발후보군을 캠프에서 찾아볼 것”라고 덧붙였다.
KT 최고의 스타는 지난 시즌 신인왕 강백호다. 강백호에 대해 이 감독은 지난해와 다른 활용방안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백호가 강견인 만큼 상대가 안타를 쳤을 때 1루 주자가 3루까지 가지 못하도록 좌익수가 아닌 우익수로 쓸 예정”이라고 했다.
1군 진입 5년차를 맞은 KT에게 더 이상 신생팀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하위권에서 전전한 이력을 떨쳐내야 한다. 새 사령탑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감독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KT에서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감독으로서) 즐거울 것 같다”고 말하며 환히 웃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프로야구 KT 위즈 신임 감독 이강철 “KT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올라가겠다”
입력 2019-01-08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