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車·움직이는 사무실… 커넥티드카 1000만 시대 연다

입력 2019-01-08 20:11 수정 2019-01-08 21:28
존 서 현대크래들 상무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현대자동차의 엘리베이트 콘셉트카의 로보틱스 프로토타입 모델 시연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보는 것처럼 바퀴 달린 로봇이 무대를 걸어다니고 계단을 오르내리더니 다리를 접어 일반 자동차로 변신한다. 자율주행차는 움직이는 사무실로, 디지털화된 편안한 개인 휴식공간으로 확장된다.

현대자동차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 고도화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에서 미래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시장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 우뚝 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미래 혁신 전략은 전동화(EV) 기반의 개인 맞춤형 모빌리티 경험 제공, 글로벌 커넥티드카 서비스 확대 및 오픈 플랫폼 구축, 오픈이노베이션&인공지능(AI) 혁신 거점 구축 등 세 가지를 골자로 한다.

이날 발표된 현대차의 모빌리티 방향성은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다. 스타일 셋 프리는 운전자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배터리 등 차량 부품을 교체하거나 소형가전, 사무기기 등 외부 하드웨어 기기를 탑재할 수 있다. 스타일 셋 프리는 2020년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에 처음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커넥티드카 분야 글로벌 리딩 전략으로 ‘연결의 초월성’을 제시했다. 고성능 컴퓨터보다 진화한 수준의 커넥티드카를 구현해 고객이 자동차 안팎의 다양한 환경에서 다른 자동차, 집, 주변 공간, 다양한 스마트기기, 나아가 도시와 하나로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연결의 초월성 실행 방안으로 오는 2022년 초까지 글로벌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 고객 1000만명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차종에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초로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 개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미래 핵심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5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글로벌 거점도 확대한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AI 전문 연구조직 ‘에어 랩’을 주축으로 올해 미국에도 인공지능 전문 연구개발센터를 신설한다.

현대차는 이날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Elevate)’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하고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했다. 현대차의 로봇 및 전기차 기술이 적용된 엘리베이트는 일반 도로는 물론 4개의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움직여 기존 이동수단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나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모빌리티다. 엘리베이트는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센터인 현대크래들과 미국 디자인 컨설팅 회사 선드벅 페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전기 동력이 사용되는 엘리베이트는 5개 축으로 설계된 로봇 다리를 이용해 포유류나 파충류 등 여러 형태의 걸음걸이로 이동할 수 있어 다양한 지형에서 활용할 수 있다. 보행 속도는 시속 약 5㎞ 수준이며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면서 1.5m 높이의 벽을 넘을 수도 있다.

또 로봇 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접어 넣어 주행 모드로 변신한 뒤 기존 자동차와 같이 바퀴를 이용해 일반 도로를 달릴 수도 있다. 엘리베이트가 상용화되면 특히 수색·구조,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등 다양한 공공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존 서 현대크래들 상무는 “로봇 다리가 달린 자동차가 재난 상황에서 우리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면서 “자동차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개념 이동수단으로서 미래 모빌리티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