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 내일 하루 총파업

입력 2019-01-07 21:46 수정 2019-01-07 23:31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지부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총파업 전야제에서 손팻말을 들고 파업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KB국민은행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됐다. 페이밴드(Pay-band·진급 누락 시 기본급 동결), 임금피크제 등 핵심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000년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 현실로 됐다. 하루짜리 파업이고 일부 직원들이 8일 영업점 문을 연다고 하지만 고객 불편은 불가피하다. ‘귀족노조’의 파업이라는 시선도 부담이다.

국민은행 노사는 7일 오후부터 최종 협상에 돌입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 테이블에는 허인 국민은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 등이 마주 앉았다. 사측은 시간외수당을 합쳐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 행장은 담화문을 발표하며 “1등 은행의 자부심을 우리 스스로 실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등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결렬 후 노조원들은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이동해 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임금·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노조는 오는 3월까지 네 차례 더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국민은행의 고객 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3110만명이고, 점포 수는 전국 1057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국 영업점은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며 “다만 직원 일부가 파업에 참여해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하는 고객이 많은 영업점의 경우 인근 영업점이나 지역별 거점점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영업 서비스는 평소처럼 정상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측은 파업으로 대출 상환 등에서 피해를 본 고객에 대해 연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금융 당국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대응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오는 30일부터 3일간 2차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양민철 나성원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