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미니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토스 이용자라면 3분 안에 보험 가입이 가능할 정도로 간편하다. 토스가 지난해 말 보험대리점(GA)을 설립한 데 이어 미니보험 판매 채널까지 확장하자 보험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토스는 삼성화재, 에이스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과 제휴하고 7일 미니보험을 출시했다. 미니보험은 불필요한 특약, 담보를 없애는 대신 보험료를 1만원 미만으로 낮춘 소액 보험상품이다. 토스 관계자는 “일상과 밀접한 위험을 보장하면서도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인 미니보험은 4개다. 3대 암(위암·폐암·간암)을 중심으로 보장하는 미니 암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 하루 1500원대 보험료로 상해·골절 등을 보장하는 스키보험(에이스손해보험)이 출시됐다. 항공기 지연 및 결항에 따른 비용 등을 보장하는 해외여행보험(삼성화재), 퇴사 준비에 필요한 목돈을 모으기 위한 저축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도 판매 중이다. 조만간 펫보험과 등산·골프·자전거 등 취미생활과 관련된 미니보험도 내놓을 예정이다.
토스가 내세우는 최대 강점은 간편함이다. 해외여행보험이나 스키보험의 경우 기존 토스 사용자라면 2~3분 안에 가입을 마칠 수 있다. 여행·스키 일정과 주민등록번호를 넣고 여행 위험국가 여부, 스키 관련 종사자 여부 등을 체크한 뒤 보험료를 결제하면 된다. 다만 저축보험이나 암보험은 휴대전화 본인인증 등 비교적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니보험 출시는 토스의 본격적인 ‘보험시장 진출’로 여겨진다. 가입한 보험의 보장내용을 분석해주는데 그쳤던 기능에서 벗어나 보험 상담과 판매로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토스는 지난해 말 자회사로 ‘토스보험서비스’를 설립해 텔레마케팅(TM) 채널을 만들었다. 토스 앱에 신청한 사람을 상대로 상담·설계를 진행하는 식이다.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앱에다 미니보험 판매 서비스를 더해 온라인 판매(CM) 채널까지 마련됐다.
보험업계는 토스가 은행권의 ‘카카오뱅크’ 같은 파장을 일으킬지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상담과 가입이 가능해 젊은층이 사용하기 편리한 데다 1000만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바탕에 깔고 있어서다. 접근성을 무기로 미니보험 시장을 넓힐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토스가 보험업 진출을 선언한 직후 보험사들과 한 차례 갈등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보험협회와 신용정보원은 토스의 ‘숨은 보험금 찾기’ ‘내 보험 조회 서비스’ 데이터 이용에 제동을 걸었다. 데이터를 끌어다 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자체 서비스로 오인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토스 앱에서 ‘숨은 보험금 찾기’ 서비스는 지금도 일시 중단 상태다.
반면 복잡한 보험상품 특성 때문에 비대면 채널 위주인 토스가 선전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토스 관계자는 “상담 서비스에 대한 고객만족도 평가를 기준으로 설계사 보상체계를 운영하는 등 무리한 보험 판매보다 고객 만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토스, 실속형 미니보험 상품 출시… 보험업계 ‘카뱅’ 될까
입력 2019-01-08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