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속에 단비가 내렸다. 새해 들어 힘을 쓰지 못하던 글로벌 증시가 미국 고용지표 호조 등 모처럼의 호재에 상승했다. 코스피는 2030선을 회복했다. 증시 급락에 놀란 미국, 중국의 정책 당국은 통화 완화, 경기 부양정책으로 서서히 핸들을 꺾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암초가 많다. 적어도 3월은 돼야 각종 리스크의 해소 여부를 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연초 이후 급락세에서 벗어나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85포인트(1.34%) 오른 2037.10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44% 올라 2만 선을 회복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72% 올랐다.
원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9원 내린 1118.6원에 거래를 마쳤다.
각종 호재가 증시를 밀어 올렸다. 우선 미국의 12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호조를 보여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다소 줄어들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4일 시장이 바라던 통화 완화적 발언을 내놨다.
중국도 경기 부양책을 준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1% 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부터 베이징에서 새해 첫 무역협상에 돌입했다.
하지만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2월 고용이 호조였지만 고용은 후행지표(경기 변동보다 뒤늦게 변하는 지표)”라며 “1분기를 지나면서 속도는 늦춰질 것이다. 그전에 증시를 올릴 해법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정책도 실제 경기 둔화를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중국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해소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2~3월은 돼야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도 실제 협상 결과를 확인하려면 협상 시한인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상반기 중국의 경기 하방 압력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글로벌 증시 상승했지만… 中 경기 부진 암초 여전
입력 2019-01-07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