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CC… “누구든지 다 덤벼”

입력 2019-01-07 19:32
전주 KCC의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오른쪽)이 지난 6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KBL) 정규리그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리온 윌리엄스의 수비를 피해 골밑슛을 쏘고 있다. KBL 제공
NBA 선수 출신인 전주 KCC 오그먼 감독.
올 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 시달리며 감독까지 사퇴한 전주 KCC가 어느새 상위권을 넘보고 있다.

KCC는 6일 열린 2018-2019 한국프로농구(KBL) 정규시즌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111대 8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17승 14패를 기록하며 파죽의 5연승을 이어나갔다. 두 경기 연속 110득점을 넘기는 강력한 공격력이 인상적이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KCC는 어느새 안양 KGC와 함께 공동 4위까지 올라갔다.

KCC는 당초 올 시즌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유망주 송교창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베테랑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시즌 초반 고전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15일 추승균 감독이 사퇴하는 등 팀 분위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인 스테이시 오그먼 KCC 코치가 감독 대행(현 감독)을 맡은 뒤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그먼 감독은 특유의 친화력을 통해 팀을 하나로 묶었다. 또 팀이 수비가 약해 경기 막판 허무하게 승부를 내주곤 하는 단점을 고치기 위해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학 시절 ‘올해의 수비상’을 3번이나 받은 오그먼 감독의 노력은 조금씩 빛을 발했다. KCC는 지난해 12월 29일 최강 울산 현대모비스를 71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여기에 최근 경기력이 급상승한 용병 브랜든 브라운과 하승진 등 두 빅맨이 전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시즌 초 무리한 플레이를 많이 한다는 평을 들었던 브라운은 오그먼 감독의 조련을 받아 이타적 플레이어로 변하면서 팀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 브라운은 최근 3경기에서 평균 28.7득점과 1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2개월간의 공백 끝 지난달 23일 복귀한 최장신 센터 하승진도 점점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빅맨들이 골밑을 단단히 지키자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도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에이스 이정현은 지난달 29일 현대모비스전에서 생애 첫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등 맹활약하며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3라운드 기간 국내선수 득점 1위와 어시스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난 6일에도 25득점을 올리는 등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식스맨으로서 묵묵히 활약해온 정희재도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2.6득점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송교창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KCC는 ‘올스타급’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특히 KCC는 올 시즌 1위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강하다. 최근 현대모비스와의 두 경기를 10점차 이상으로 이겼다. 리그에서 현대모비스와의 상대전적(3승 1패)이 우위인 유일의 팀이다. KCC가 KBL 상위권 다툼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