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사의설, 강경화도 가능성, 설 이전 10개 부처 안팎 대폭 개각 예상

입력 2019-01-07 18:58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이르면 설 이전에 쇄신 개각도 단행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예고된 가운데 외교안보부처 개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미 대화 및 남북 관계가 제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 아래 외교안보팀의 쇄신을 꾀하기 위해서다.

청와대는 그동안 집권 3년차를 맞는 올 5월 개각을 단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설 민심을 앞두고 부처 쇄신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개각 대상은 21대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정치인 장관을 비롯해 1기 내각 대부분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사의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 장관은 1년6개월간 장관직을 수행하며 남북 관계 개선에 매진해 왔다. 문 대통령의 지난해 9월 평양 방문을 보좌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도 지휘했다. 조 장관은 개인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개각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강 장관을 카운터파트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교체 여부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남·북·미 간 대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안보팀의 교체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교체 대상 장관은 취임기간이 1년이 넘었거나 2020년 21대 총선 출마를 준비할 인사들이 거론된다. 우선 정치인 장관들은 교체가 확실시된다. 임명 석 달째를 맞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제외하고 김부겸 행정안전·김현미 국토교통·김영춘 해양수산·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총선 준비를 위해 교체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재임 1년이 넘은 만큼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이 있다.

1기 내각인 박상기 법무·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박 법무장관의 경우 검찰 개혁을 완수할 때까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손발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10개 부처 안팎의 대대적인 개각이 가능한 셈이다.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개각 준비를 위한 인사검증 절차를 진행해 왔다. 특히 업무 연속성 강화를 위해 21대 총선에 불출마할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임 인선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입각을 위해 총선 불출마 의사를 타진한 의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설 전후 개각이 있을 예정”이라며 “문 대통령이 상황을 봐가며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각 분위기가 예정보다 빨라지고 있다. 검증 결과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와대는 이르면 8일 인사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개각 및 청와대 참모 개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병도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 인선은 검증 절차가 마무리됐다. 각각 노영민 주중대사와 강기정 전 민주당 의원,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사실상 낙점됐다.

총선에 출마 예정인 권혁기 춘추관장 후임으로는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이 내정됐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낸 유 비서관은 정부 출범 이후 김정숙 여사를 보좌해 왔다. 문 대통령과도 인연이 끈끈하다. 유 비서관 후임으로는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이 이동하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 변호사인 신 비서관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패션 스타일을 조언해준 것으로 유명하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