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3명 중 1명꼴 50~60대… 고령화 뚜렷

입력 2019-01-08 00:01
이영훈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신임 이사장이 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KWMA 정기총회를 가진 뒤 임원 및 회원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용중 KWMA 사무총장, 김문훈 포도원교회 목사, 감경철 CTS방송 회장, 이규현 KWMA 신임 회장, 신화석(안디옥성결교회) 신동우(산돌중앙교회) 목사, 이영훈 이사장.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의 수가 경제난과 교회의 성장 정체, 선교에 대한 관심 저하 속에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선교사 파송 숫자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고령화는 심화하고 있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들레헴 성전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2018년 한국 선교사 파송 현황’을 공개했다. 한국교회는 전 세계 171개국에 2만7993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57명 증가한 수치다. KWMA는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 222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선교사 파송 현황을 조사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교사들이 늘어난 이유는 교단 선교부의 약진 때문이었다. 박우석 KWMA 홍보국장은 “선교단체보다 여건이 나은 교단 선교부들이 파송을 늘린 게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선교단체들에서 파송 선교사 ‘허수 빼기’가 확산되면 집계된 파송 선교사 숫자는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선교사들이 가장 많이 파송된 지역은 동북아시아였다.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5916명의 선교사가 파송됐다. 전체 파송 선교사의 21.1%를 차지한다. 이 지역 선교사들은 전년(6319명)보다 403명 줄어들었다. 최근 중국에서 선교사들이 추방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KWMA는 분석했다.

동남아시아(5865명) 북아메리카(3103명) 한국(2223명) 남아시아(1707명) 중동(1110명)이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은 각 선교단체와 교단 선교부의 실무자들 및 안식년으로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경우다. KWMA는 배포 자료에서 “동남아와 중동 지역에 선교사들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곳 국가들은 불교 힌두교 이슬람 등 거대 종교의 뿌리가 깊고 선교사들이 단기간에 정착하기도 어려워 그만큼 다양한 사역을 감당할 선교사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선교사들은 ‘교회 개척 사역’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1만4624명의 선교사가 교회 개척에 힘쓰고 있다. 이어 제자훈련(9663명) 복지·개발(2017명) 캠퍼스(1954명) 일반교육(671명) 순으로 사역하고 있었다.

고령 선교사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60대 이상 선교사는 2709명으로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50대(5332명)까지 더하면 전체의 28.7%에 달한다. 20대는 448명으로 1.6%에 그쳤다.

KWMA는 젊은 선교사들의 감소가 선교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고 우려했다. 미래 선교를 이끌어 갈 잠재적 리더인 20~30대 선교사가 줄어들면 한국 선교의 미래도 위축될 수 있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위임목사가 이사장에 선출됐다. 이 이사장은 “물질만능주의와 교단 분열로 영적 지도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하나 돼 함께 선교하면서 성령의 역사를 드러내자”고 했다. 회장에는 이규현 부산 수영로교회 목사가 선출됐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