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주민 3800명 건강 지킴이’ 충남병원선, 올해도 힘찬 뱃고동

입력 2019-01-07 21:38
지난 40년간 충남 지역 섬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 온 ‘충남병원선’이 7일 첫 진료를 위해 출항했다. 충남도 제공

지난 40년간 충남 지역 섬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온 ‘충남병원선(충남501호)’이 2019년 첫 출항을 알렸다. 7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병원선은 이날 보령 대천항에서 무사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를 연 뒤 보령 원산도에서 진료활동을 시작했다.

‘바다 위 종합병원’이라 불리는 충남병원선은 1979년 처음 닻을 올렸다. 병원선 취항 전에는 6t급 ‘섬돌보기호’가 1971년부터 8년간 도내 섬 지역에서 순회 진료 활동을 펼쳐왔다.

6개 시·군 29개 유인도서 주민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충남병원선은 지난해에만 20만733명을 진료했다. 최근 8년간 연인원 172만5970명에게 진료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을 감안하면 40년간 총 800여만명이 진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충남도는 추정하고 있다.

병원선은 올해 역시 29개 섬 주민 3808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진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진료 목표 일수는 180일 이상이다. 순회진료는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되며 원산도·삽시도·효자도 등 3개 섬은 여건에 따라 월 2∼4회 진료가 실시된다.

병원선의 주요 진료 과목은 내과와 치과, 한의과 등으로 나뉜다. 근무 인력은 내과·치과·한의과 의사 각 1명, 간호사 3명, 의료기술 2명, 해양수산 8명, 통신운영 1명, 공무직 1명까지 총 18명이다.

이중 진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과의 경우 공보의가 단순 내과질환뿐 아니라 근골격계, 안과, 피부과와 같은 다양한 질환을 진료한다. 공보의가 현장에서 1차적으로 검진을 한 뒤 치료 방향을 조언해주는 것이 병원선 진료의 큰 틀이다.

여기에 치과, 한의과 등을 원스톱으로 한번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육지의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 진료, 기상 악화로 출항이 어려울 경우 실시하는 원격 진료같은 서비스도 제공돼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선체 내부에 갖춰진 첨단 의료장비 역시 충남병원선의 자랑이다. 현재 충남병원선에는 치과와 디지털 방사선 장비, 자동생화학 분석기, 초음파기, 골밀도 측정기 등이 갖춰져 있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2015년에는 의료진이 초음파 기기로 북격렬비도 등대지기의 심장 혈관이 좁아진 증상을 발견, 대형병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도록 해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병원선은 현재 내구연한이 가까워 오며 노후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운행 중인 충남501호가 2001년산으로 올해 18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선박의 내구연한은 일반적으로 20년이다. 충남병원선 관계자는 “연식이 오래돼 외판에 구멍이 자주 발견된다. 배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배 자체도 협소하기에 진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국비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령=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