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노란 조끼’… 정부청사 공격도

입력 2019-01-06 19:05 수정 2019-01-06 21:48
사진=AP뉴시스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가 5일(현지시간) 다시 폭력시위로 확대됐다. 최근 노란 조끼 시위대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갑자기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시위 양상도 다시 격렬해졌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노란 조끼 시위대는 이날 파리와 루앙, 툴루즈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8차 집회를 열었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에서 5만여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열린 7차 집회 인원 3만2000명과 비교하면 시위 규모가 다시 커진 것이다.

파리 집회는 평화행진으로 시작했다가 오후부터 격렬해졌다. 시위대가 집회 허가가 난 도로에서 벗어나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뱅자맹 그리보 정부 대변인이 입주한 정부 청사 입구를 건설 중장비로 부수고 진입을 시도했다. 청사에서 언론 인터뷰를 준비하던 그리보 대변인은 직원들과 함께 비밀통로로 몸을 피했다. 그리보 대변인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공격을 당한 것은 내가 아니다. 프랑스와 프랑스 정부 기관들이 공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청사가 시위대에 공격당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시위대는 돌을 던지거나 길가의 상점과 차량에도 불을 질렀다. 센강변 유람선 레스토랑과 프랑스 주재 스웨덴대사관에도 불이 붙었다. 시위 참가자가 강변 위 도로에서 던진 자전거에 맞아 경찰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대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 “또 한 번 극단적 폭력이 프랑스를 공격했다”며 “정의는 구현될 것”이라고 썼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담화에서 시위대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노란 조끼 시위대는 이 담화 이후 폭력시위를 자제했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태도를 바꿔 노란 조끼 시위대를 ‘증오에 찬 군중’이라고 비난하고 시위 주동자를 잡아들였다. 노란 조끼 시위대는 갑자기 강경하게 돌아선 그의 태도에서 불신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프랑스24가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