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7~8일 차관급 무역협상, 월말 트럼프·왕치산 다보스 회동 주목

입력 2019-01-06 19:04
사진=신화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시한부 휴전에 들어간 뒤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앉는다. 양측이 적극적인 분위기여서 무역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6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중 협상단은 7~8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차관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일 정상회담에서 90일간 협상을 진행키로 한 뒤 처음 만나는 자리다.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에는 그레그 다우드 USTR 농업부문 협상대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차관, 길 캐플런 상무부 국제통상담당 차관,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담당 차관 등이 포함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상의 의제가 비관세장벽, 지식재산권, 농산물과 공산품 교역이라고 전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협상 시한에 대해 “인위적인 마감 시한은 없다”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3월 1일 이후에도 협상이 연장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측도 7~8일 협상단에 정부 차관급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협상 과정에서 주목받는 것은 이틀간의 베이징 협상보다 이달 말 스위스 다보스에서의 미·중 회동이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부주석이 오는 22~25일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선 류허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었다.

왕 부주석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사태 등 중국의 위기 때마다 특급 소방수 역할을 한 인물이다. 특히 왕 부주석은 중국 최고의 미국통으로, 미국 경제관료들이 중국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그를 만나는 게 관례처럼 돼 있었다. 그는 중국 경제팀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다보스포럼에는 미국 측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타오원자오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차관급 무역협상에서 합의가 나오면 왕 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외에서는 미·중 간 신경전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은 4~5일(현지시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금융위기 이후 우려되는 부분들은 상당수 중국에서 촉발됐다”며 “중국의 문제는 ‘블랙박스’처럼 앞으로 어떻게 커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애플의 실적 악화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라는 미국 측 분석에 대해 “애플 실적 하락의 원인은 전략적 실패에 기인하며, 애플의 기술혁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4일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1%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준율은 춘제(설)를 앞두고 오는 15일과 25일 각각 0.5% 포인트 하향 조정된다. 지준율 인하로 실제 공급되는 유동성은 8000억 위안(약 130조원) 규모로 분석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