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손흥민, 아시아 득점왕 황금 계보 잇는다

입력 2019-01-06 22:11 수정 2019-01-06 23:46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5일(한국시간) 트랜미어 로버스와의 FA컵 3라운드 경기 도중 응원석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AP뉴시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지난해 10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모습. AP뉴시스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이 6번째 대회 득점왕 배출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은 1960년 이후 아시안컵 정상 등정에는 실패했지만 그간 아시안컵에서 모두 5명의 득점왕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26·감바 오사카)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절정의 공격 본능을 발휘하고 있는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아시안컵 한국 선수 득점왕 계보에 도전한다.

한국은 개최국으로 우승했던 제2회 대회에서 조윤옥이 4골로 득점왕에 오르면서 우승과 득점왕을 동시 달성했다. 이후 우승에 번번이 실패했지만 대회 최고 골잡이 명맥은 이어왔다. 1980년 최순호가 한국 선수로는 최다 골인 7골로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 최초 아시안컵 해트트릭도 달성했다. 이후에도 이태호(3골·1988년), 이동국(6골·2000년), 구자철(5골·2011년)이 득점왕에 올라 한국 공격수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이중 이동국은 아시안컵에서 10골을 기록해 알리 다에이(14골·이란)에 이어 아시안컵 통산 득점 2위에도 올라있다.

이번 대회에선 황의조, 손흥민이 한국 선수로는 득점왕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의조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격력을 선보이며 9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J리그, 대표팀 등에서의 골을 합칠 경우 2018년 33골을 터뜨려 첫 출전하는 아시안컵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 번째로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트랜미어 로버스와의 FA컵 경기에서 시즌 12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등 골 감각이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파울루 벤투호 출범 이후 평가전에선 골을 기록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아시안컵 득점왕의 골들이 조별리그에서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출전 가능한 황의조가 다소 유리할 수 있다. 한국 선수로는 가장 최근에 득점왕에 오른 구자철의 경우 5골 중 4골을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록했다. 지난 대회 득점왕인 아랍에미리트(UAE) 알리 맙쿠트도 5골 중 3골을 조별리그 3경기에서 터뜨렸다.

손흥민은 첼시와의 리그컵 준결승 1차전(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14일)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해 조별리그 1·2 차전은 물론이고, 3차전(16일 중국전) 출전도 불투명하다. 손흥민 입장에선 실전 감각을 유지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

토너먼트 이후엔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좋은 팀들과 맞부딪쳐야 하지만 황의조, 손흥민이 모두 공격에 포진해 둘 중 한쪽에 기회가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두 선수 외에도 득점왕 경험이 있는 구자철, 지동원, 이청용 등의 득점력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벤투 감독은 6일 부상을 당한 나상호 외에 이승우를 대체 발탁해 공격 자원을 재편했다. 예비 명단에 이진현이 있었지만 소속팀에서 6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시즌 첫 골을 기록한 이승우를 골랐다.

한편 6일 새벽 열린 개막전에선 개최국 UAE와 바레인이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저녁에 열린 디펜딩 챔피언 호주와 요르단과의 B조 첫 경기에선 호주가 0대 1로 패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호주는 전반 26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아나스 바니 야신에게 헤딩골을 허용한 후 동점골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