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정효민(38·사법연수원 39기) 검사는 휴대전화와 가방을 절취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구속 상태로 송치된 한 노숙 여성 피의자 사건을 수사한 끝에 구속을 취소하고 약식 기소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어렵게 살아오다 일하던 공장마저 폐업해 노숙하게 된 피의자의 사연을 듣고 단순 처벌보다 자립을 돕는 것이 더 절실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정 검사는 우선 말소된 피의자의 주민등록 복원을 도왔다. 관내 노숙인 쉼터와 종교시설 등 여러 기관의 지원 가능 여부를 확인한 끝에 법무부 산하 한국법부보호복지공단 여성지원센터에 피의자를 위한 주거지, 취업 지원을 의뢰했다. 구속 취소로 풀려나던 날에는 직접 책과 화장품, 손편지까지 전달한 정 검사의 지원은 지난해 내내 이어졌다.
대검찰청은 정 검사를 ‘2018년 따뜻한 검찰인’으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1992년 교도관 근무 당시 돕기 시작한 무기징역 수형자와의 인연을 검찰 수사관으로 임용된 후로도 이어오며 지난해 3월 가석방으로 출소할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운 이건호 광주지검 수사관(7급)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자살을 생각하던 마약 투약 피의자를 진심으로 설득해 생명을 지키고 자수하게 한 오상근 전주지검 수사관(6급), 11년간 노인요양시설 봉사활동을 해온 추병권 인천지검 수사관(6급), 20년차 이상 고참 경력자로서 직접 민원인을 만나며 친절히 응대해 온 채영미 광주지검 수사관(8급)도 ‘따뜻한 검찰인’으로 뽑혔다. 대검은 2016년부터 검찰 업무를 수행하면서 소외된 약자들에게 배려와 공감을 보여주고 남몰래 선행을 베푼 검찰 공무원 5명을 감찰위원회 심의를 통해 ‘따뜻한 검찰인’으로 선정해 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노숙 女 피의자 자립 지원’ 정효민 검사 등 5명 ‘따뜻한 검찰인상’
입력 2019-01-06 2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