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성지 장충서 레전드-현역 ‘별·별 향연’

입력 2019-01-06 22:32
2018-19시즌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올스타전에 출전한 현역 및 레전드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주원, 이미선 등 여자 농구 레전드 선수들은 이날 사전행사로 열린 3X3 이벤트 시합에 참가해 녹슬지 않은 솜씨를 선보였다(위쪽부터). 뉴시스
단타스와 박지수가 춤을 추는 모습. 뉴시스
한국 여자농구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13년 만에 ‘별들의 축제’가 열렸다. 여자프로농구(WKBL)의 레전드 및 현역 올스타 선수들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한겨울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6일 2018-2019 WKBL 올스타전이 펼쳐진 장충체육관은 한국 여자농구의 역사가 깃든 장소다. 박찬숙 정은순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레전드 선수들은 1980~90년대 장충 코트에서 경기를 치르며 여자농구의 역사를 썼다. 1998년 프로 출범 후 WKBL 최초의 경기와 4차례 올스타전 등이 이곳에서 개최됐다.

리그 지역연고제가 정착되면서 WKBL은 한동안 장충체육관과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이곳은 레전드와 현역, 팬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다. 관중석을 메운 3591명의 팬들은 올스타들이 숨겨왔던 끼를 발산할 때마다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3년 연속 올스타 팬 인기투표 1위에 오른 핑크스타의 김단비(인천 신한은행)는 “팬들이 많이 오시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추운데도 줄을 서서 기다려 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사전행사인 3×3 농구 이벤트 매치에 출전한 레전드 선수들은 현역선수 못지않은 열정을 선보였다. 핑크스타의 전주원(아산 우리은행 코치)과 이미선(용인 삼성생명 코치), 박정은(WKBL 경기운영부장)이 차례로 3점슛을 터뜨리자 관중석에서는 격려의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레전드들은 올스타 본경기에서도 현역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여자농구 대표 센터로 명성을 쌓았던 정은순(KBSN 해설위원)은 2쿼터 블루스타의 박지수(청주 KB스타즈)와 ‘트윈 타워’를 구축했다. 포인트가드였던 전주원은 3쿼터 핑크스타 김단비의 득점을 도운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블루스타의 강이슬(부천 KEB하나은행)은 생애 첫 올스타전 MVP, 득점상, 3점슛상을 휩쓸며 최고의 날을 만끽했다. 강이슬은 역대 올스타전 3점슛 신기록(10개) 달성과 함께 32득점을 퍼붓고 블루스타의 103대 93 승리를 이끌었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박혜진(우리은행)을 1점 차로 꺾고 우승했다.

강이슬은 “좋은 상들을 받아 이번 올스타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레전드 선배들과 함께 뛰고 즐겨 더 축제 분위기가 났다”며 “여자농구 인기가 떨어졌다고 하는데 경기력을 끌어올려 팬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