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재증명… 코리안 빅리거들 때리고 던진다

입력 2019-01-06 22:25

미국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코리안 빅리거 4인방의 새 시즌이 사실상 시작됐다. 타자들은 재기의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칼날을 갈고 있고 투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재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는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추신수의 새해 숙제는 기복 줄이기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타율 0.293 18홈런 43타점 54득점이라는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52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벌이며 생애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후반기에는 타율 0.217 3홈런 19타점 29득점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계약기간 2년이 남았다. 올해부터 자신의 가치를 재증명해야 또다시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재기가 절실하다. 강정호는 2016년 말 음주운전으로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2017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지난해 겨우 취업비자를 얻었지만 왼쪽 손목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간신히 시즌 막판 빅리그에 재입성했다. 강정호는 천신만고 끝에 얻은 기회를 잡기 위해 새해부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스윙도 간결하게 바꾸고 있다. MLB닷컴의 피츠버그 담당기자는 지난 5일 “강정호와 로니 치즌홀, 조던 라일리스는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저비용 선수들”이라며 “강정호는 녹을 벗겨내면 향상된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들은 지난해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류현진(32·LA 다저스)은 지난해 가을부터 포스트시즌까지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사실상 팀의 2선발로 뛰며 ‘빅게임 피처’라는 극찬을 받았다. 다만 류현진은 ‘내구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어깨, 2016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17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고관절 타박상과 사타구니 부상까지 당했다. 이 때문에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별 ‘후회할만한 실수’를 선정하면서 다저스의 경우 류현진의 퀄리파잉 오퍼를 꼽았다. 퀄리파잉 오퍼란 원 소속 구단이 FA에게 고액 연봉자들의 평균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안하는 제도다. 류현진이 1년, 1790만 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면서 다저스는 사치세(기준 연봉을 초과하는 팀에 사무국이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2억600만 달러) 기준과 가까워져 FA 대어로 꼽히는 브라이스 하퍼 영입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반대로 류현진이 부상우려를 불식시키고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올 시즌을 마친 뒤 더 큰 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은 지난해 12월 23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일찌감치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중 콜로라도로 트레이드 돼 핵심 불펜요원으로 활약했다. 오승환이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FA 신분이 돼 특정구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진로를 정할 수 있게 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