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수 8개월 만에 감소

입력 2019-01-07 04:02

지난해 12월 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수가 8개월 만에 감소했다. 회사는 근로자 채용 시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피보험자수는 취업 시장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통계다. 자동차와 휴대전화 업종의 고용 시장이 동반 추락하는 사이 반도체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주춤했다.

고용노동부가 6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8년 12월 노동시장’에 따르면 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358만4000명으로 1년 새 2000명 감소했다. 전년 대비 증가하던 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8개월 만에 꺾였다. 자동차 업종의 감소가 가장 컸다. 자동차의 경우 완성차와 부품 업종 피보험자수 모두 전년 대비 각각 2200명, 7400명 줄었다.

한국GM의 구조조정은 계속 고용 시장에 한파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로 전북 지역 내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1년 새 12.2% 쪼그라들었다. GM의 또 다른 공장이 위치한 인천의 피보험자수도 9.1% 감소했다. 고용 한파는 연계 업종까지 덮치고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금속을 생산하는 1차 금속 업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전년 대비 1600명 줄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업종의 고용도 부진했다. 전자통신 업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수가 전년 대비 6600명 줄었다. 지난해 11월(-2.6%) 감소세로 전환한 후 한 달 만에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유일하게 지탱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고용 증가폭도 주춤했다.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6200명 증가했던 반도체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12월 5900명에 그쳤다. 반도체 장비 투자가 부진하면서 기계장비 업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수 증가폭도 둔화됐다. 12월 4500명을 기록해 전달(6400명)보다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제조업종 가운데 섬유와 의복·모피의 고용도 좋지 않았다. 섬유제품 업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전년 대비 3500명 감소했고, 의복·모피 업종은 2700명 줄었다.

이 같은 제조업 위기는 2년 전에도 징후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활동조사’에 따르면 2017년 전체 제조업체 가운데 연간 순이익률이 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22.8%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24.7%)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업의 순이익률이 0% 미만이라는 것은 해당 연도에 순손실을 냈다는 의미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