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이스라엘의 급박한 정치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무엘하 말씀은 압살롬의 반역이 실패로 돌아가고 다윗 왕이 다시금 이스라엘 왕좌에 등극하게 된 시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압살롬이 자신들을 더 공평하게 다스리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고 따랐습니다. 하지만 압살롬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허망하게 끝나게 됐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허무감에 잠겼습니다.
이에 다윗을 배반한 대다수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둘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지난날 다윗 왕이 자신들을 다스리던 일을 떠올려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블레셋을 비롯한 이방 족속들의 끊임없는 침략으로 고통받고 있을 때 다윗 왕은 백성들을 지켜줬다고 기억합니다. 사울에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된 다윗은 왕위에 오른 뒤 주변 이방 족속들을 평정해 백성들은 평화롭게 살 수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안전하게 생업만 하면 됐다고 추억합니다.
실제로 다윗이 왕으로 재위하던 시기는 이스라엘 역사상 몇 안 되는 전성기였습니다. 정치는 안정되고 경제는 풍요로웠습니다. 군사들도 강해 외적들이 쉽게 넘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한 백성들은 다윗의 공을 잊었습니다. 외세를 왕으로 맞은 뒤에야 다윗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자 그제야 다윗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 존재였는지, 그 은혜가 얼마나 컸던 것인가를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오늘날을 사는 우리도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오죽했으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도 있지요.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잊고 다른 것을 찾다가 후회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죄로 인해 영원한 멸망과 심판의 저주 아래 놓인 운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감히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나아가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요, 존귀한 사명자로 삼아주셨습니다. 크리스천은 그 귀한 축복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은총을 종종 잊어버리는 것이 또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아닌 세상 속 다른 허망한 것을 좇아가곤 합니다. 내가 좇는 것이 더 많은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길의 마지막은 결국 좌절뿐이며 이내 마음은 근심과 불안으로 가득 차게 된다는 사실을 오늘 본문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주님께서 지난 내게 행하신 일들을 회상하는 겁니다. 갈급한 내 영혼을 은혜로 채우시고 날마다 일용할 양식으로 먹이셨으며 한 해 동안도 우리 가정을 지켜주셨고 오늘 이 순간까지 인도하신 일을 말입니다. 과거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 또한 광야 생활 동안에는 늘 원망하고 불평했지만,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지난 사십 년간의 광야 생활의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모든 것이 은혜였던 것을 깨닫습니다. 불기둥과 구름 기둥으로 지키시고 인도하셨습니다. 날마다 하늘의 만나로 먹이셨고 반석에서 샘물 나게 하셨습니다. 사십 년을 유랑했지만 의복이 해지지 않았고 신발이 닳아 떨어지지 아니하였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내가 잘나서 여기까지 온 것처럼 보여도 지난날을 회상해 보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간단하지만 쉽게 잊고 지내는 진리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내 영혼이 흔들리고 허망한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 절망 가운데 있을 때 주께서 내게 행하신 지난 일들을 묵상하십시오. 삶에 아로새겨진 지울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이 힘과 소망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이러한 변함없는 하나님의 신실한 은총이 2019년 한 해에도 성도님의 영혼과 가정, 교회 가운데 충만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이동준 목사(서울 푸른나무교회)
[오늘의 설교]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라
입력 2019-01-08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