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친 문 대통령, 스타트업 방문하고 수제화 거리에서 구두 맞추고

입력 2019-01-03 19:26 수정 2019-01-06 10:13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서울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서 유홍식(왼쪽) 명장으로부터 전시장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정원오(오른쪽) 성동구청장에게 자신의 구두를 들어 보이며 “이것도 유 명장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담은 신년사 발표 하루 만에 스타트업 현장을 방문해 벤처 육성을 위한 규제 혁신을 강조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성수동 수제화 거리를 찾아 새 신발을 맞추며 구두 제작자들을 격려했다. 잇따른 현장 행보로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 등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3일 새해 첫 경제 일정으로 서울 중구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내 기업인 N15 사무실을 방문했다. 정부가 제공한 메이커 스페이스는 전문적 생산 장비를 보유하지 않아도 국민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어볼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춰놓은 작업 공간이다. 3D프린터, 레이저 가공기 등 디지털기기 등이 마련돼 있다. N15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한편 제조 스타트업도 병행하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대통령의 첫 경제 일정은 한 해의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부가 올 한 해 혁신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가 어렵다고 많이 말하는데, 지금도 어렵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며 “경제 활력을 높이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활발한 혁신창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창업에 대한 가장 큰 장애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실패도 두렵지 않도록 만들겠다.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메이커 스페이스 65곳을 조성했다. 2022년까지 전국 350여곳으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늘릴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다면 누구나 시제품을 쉽게 만들고 제품화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규제 개혁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창업 기업의 세금 부담도 낮추고 제조 창업 기업에 대한 부담금 면제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조7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신규 조성해 2020년까지 총 10조원의 모험자본을 만들 것”이라며 “스타트업 창업의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각종 혁신 제품 시현을 지켜봤다. 류선종 N15 공동대표는 “LG가 직원들을 보내와 저희와 공동 개발을 한다. 빠른 조직과 같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스타트업 방문 이후 서울 성수동 수제화 거리를 찾아 청년 창업가에게 직접 수제화 한 켤레를 맞췄다. 경제 메시지로 새해를 시작한 만큼 ‘새 신’을 신고 달리겠다는 의미다.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수제화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도 담겼다.

방문에는 성동구 수제화 명장 1호인 유홍식씨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유 명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구두 제작을 부탁한 바 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앞으로도 계속 경제 관련 일정들이 준비돼 있다”며 “대통령이 현장에 직접 가서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하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며 “향후 중소기업과 대기업, 스타트업 현장을 가리지 않고 찾아 격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