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매달 신선·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중심으로 10대 상품을 선정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저성장 시대 가계 부담을 줄여줄 초저가 상품 기획으로 독일의 ‘알디’와 ‘리들’ 같은 디스카운트 마켓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 속에 초저가 정책이 소비에도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3일 “계란, 삼겹살, 휴지 등 장바구니 핵심 상품 등을 중심으로 10대 상품을 선정해 매달 40~50%씩 할인 판매하는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온라인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가격을 제시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일 신년사에서 밝힌 ‘초저가 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6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국민가격 프로젝트의 첫 상품인 ‘개당 990원 전복(소)’을 예로 들면 이마트 수산 바이어가 지난해 여름 양식장과 대규모 물량을 직접 계약했다. 수협 등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해 유통 비용을 줄여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명절 선물세트까지 한꺼번에 계약해 대규모 물량 확보가 가능했고, 박리다매 전략을 취했다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기존의 배송 방식에서 탈피해 물류비도 절약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통 활어 수조 차량으로 양식장에서 물류센터로 전복을 배송했으나 5㎏씩 산소 포장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원가 15%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최저가 경쟁에서 선봉에 선 경우는 예전에도 종종 있었다. 다만 과거에는 가공식품 위주였다면 이번엔 농수축산물을 한 품목씩 포함시켰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채널은 온라인 부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점포로도 유통경로 축소, 직매입 확대, 물류 혁신 등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초저가 승부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과거처럼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협력업체에 부담을 떠넘기는 식으로 계약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초저가 모델’은 단순히 마진율을 크게 줄여 가격을 낮추는 정도에 그치는 건 아니라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독일의 ‘알디’나 ‘리들’ 같은 디스카운트 마켓처럼 구조적인 혁신으로 온·오프라인을 떠나 초저가 모델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고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990원 전복… 정용진 ‘초저가 모델’ 새로운 실험
입력 2019-01-03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