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통신업체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의 사업동맹 전략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가 유튜브와 넷플릭스, 화웨이 등 해외 업체들과 손잡고 ‘게임체인저’(판도를 뒤바꿔놓는 중요한 역할)를 자처한 반면 선발주자인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사 등과 ‘토종연합군’을 꾸리는 정공법을 택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출범한다고 3일 밝혔다. 지상파 3사가 공동 출자해 만든 콘텐츠연합플랫폼의 OTT 플랫폼 ‘푹’과 SK텔레콤의 100%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OTT 플랫폼 ‘옥수수’를 합병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양측이 해외 미디어 사업자 공세에 맞서 토종 사업자 간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국내 콘텐츠 제작 역량을 앞세워 넷플릭스·유튜브에 맞먹는 아시아판 넷플릭스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그동안 국내 업체와 협력하거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보단 유력 해외 업체들과 제휴해 단숨에 고객을 끌어모으는 방식을 선호했다. 자사 IPTV(인터넷TV) 부문에 2017년 어린이용 콘텐츠 ‘유튜브 키즈’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넷플릭스까지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이 같은 해외 연합 전략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찬성 측에서는 “3위 사업자가 인기 콘텐츠를 빠르게 들여오려면 어쩔 수 없다”고 옹호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해외 OTT 길잡이’ 노릇을 한다”며 “국내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지상파가 주축인 한국방송협회는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산업 전반을 파괴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며 해외 연합 전략을 경계해 왔다.
두 회사는 앞서 무선 네트워크 사업에서도 방향이 엇갈렸다. SK텔레콤은 LTE(4G)·5G용 무선기지국 등을 공급하는 통신장비사로 기존 협력사인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만을 채택했지만 LG유플러스는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중국 화웨이를 협력사에 추가했다. 화웨이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반면 ‘보안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국내 이통사엔 ‘계륵’ 같은 존재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SKT, ‘토종 연합군’ 결성… 글로벌 업체에 맞선다
입력 2019-01-03 19:08 수정 2019-01-03 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