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 올 생존 전략, 디지털 혁신·시장 선도·글로벌 공략

입력 2019-01-02 19:27 수정 2019-01-03 17:02

5대 금융그룹(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생존 전략’으로 디지털 혁신, 시장 선도, 글로벌 공략을 내세웠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글로벌 경기마저 ‘불확실성의 늪’으로 빠져드는 상황을 벗어나려는 고민이 깊이 배어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비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신년사의 첫머리는 ‘혁신’이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일 “디지털 금융기술 진화에 따라 결제·송금 채널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 혁신을 주도하는 리딩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명확하게 정립하자”고 밝혔다. 윤 회장은 고객 관점의 사고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혁신’과 기존 관행을 깬 ‘수평·창의적 기업 문화’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쇄신·선도’를 강조했다. 조 회장은 “기존 틀에 갇혀 있거나 평범한 변화에 머문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조직 체계부터 시스템·프로세스, 상품·서비스까지 익숙했던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지주사 출범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제패’ ‘디지털 혁신 주도’를 꼽았다. 손 회장은 리테일(소매) 영업과 IB(투자은행) 영업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충할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새로운 규칙과 프레임을 통해 시장의 판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면서 “기존 규칙과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규칙을 창조해 나가자”고 말했다. 동시에 ‘글로벌 디지털 뱅크 사업’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다른 때와는 달리 올 한 해는 유례없이 경영 환경이 혹독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진단하면서 사업 부문별 역량 강화, 경영 효율성 제고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CEO들은 올해 경영기조를 사자성어에 담았다.

KB금융 윤 회장은 ‘초격차’를 만드는 원년을 표방하면서 ‘고시활보’(高視闊步·높은 곳을 바라보며 성큼성큼 걷는다)를 내세웠다. 신한금융 조 회장은 ‘생생불식’(生生不息·쉬지 않고 창조하고 또 창조한다)을 꼽았다. 관행에서 탈피한 지속성장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우리금융 손 회장은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아 ‘금융 명가’의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각오로 ‘정익구정’(精益求精·뛰어난데도 더욱 뛰어나려고 애쓴다)을 내놨다.

하나금융 김 회장은 ‘선즉제인’(先則制人·남보다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NH농협금융 김 회장은 ‘사변독행’(思辯篤行·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히 변별해 성실하게 실행하라)을 얘기했다. 불확실성 시대를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