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총수들 “변해야 산다… 도전 두려워말아야”

입력 2019-01-02 19:45

유통 대기업 총수들의 신년사는 ‘위기’와 ‘과감한 변화’로 요약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뼛속 깊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비즈니스 전환(Business Transformation)’을 위한 4가지 제안을 담았다. 지속 성장을 위해 고객과 가치에 대한 재정의, 디지털 전환, 새로운 영역 도전, 주변 공동체와의 공생 모색 등 주문했다. 신 회장은 비즈니스 전환에 필요한 덕목으로 ‘빠른 실패’를 꼽았다. 그는 “성공보다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며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고객과 가치를 제로 베이스에서 철저히 재점검해 미래성장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스마트하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가장 고민스러운 지점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며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가치소비’를 바탕으로 가장 저렴한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게 생활화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변화’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환경에서 변화하지 못하면 결국 쇠퇴하게 된다. 환경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도전하면 반드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자세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하고,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는 상황에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화장품업계와 식품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변화는 새로운 혁신을 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변화를 즐겨야 한다”고 했고,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를 창출해 신뢰받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허영인 SPC 회장은 “지속 성장을 위해 기술 기반을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