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개 지방대가 2020학년도에 신설되는 약학대학을 유치하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7∼8개 대학이 신청할 것이라는 예상보다 더 많은 숫자다. 이달 말 선정일까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약학대학 유치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북대를 비롯 제주대·부산 동아대·대구한의대·광주대·군산대·부경대·상지대·한림대 등 12개 대학이 신청서를 냈다.
교육부는 1차 서면, 2차 면담 절차를 거친 뒤 정원배정심사위원회를 통해 이달 말 신설 약대 숫자와 선정대학, 정원 배분 등을 포함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개 대학이 정원 30명씩 배정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경쟁률 6대 1의 뜨거운 유치전이 시작된 셈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약대 정원 60명을 증원해 비수도권 대학에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제약연구와 임상약학 등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한 특화 교육과정 운영을 조건으로 덧붙였다.
대학들은 약대 유치가 대학의 위상을 높이고 유능한 인재를 끌어 모을 수 있는 큰 기회라고 보고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학들은 이번 약대 신설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사활을 걸고 있다.
전북대는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전북대는 거점국립대학으로 의대와 대학병원에 이어 약대를 유치하면 지역 산업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채한정 약대추진단장은 “지역에 제약산업과 관련한 풍부한 인프라를 갖췄고 실무와 임상 실습에서도 다른 대학과 차별화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부산 동아대는 부산시의 전략산업인 의약·바이오산업과 연계한 인력 공급 등을 내세우며 벼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부산대와 경성대, 경상대, 인제대 등이 약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부산·울산·경남지역 800만 인구 대비 약대 정원은 부족하다”며 “동아대가 약대를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립대인 제주대도 대학병원과 의대 등의 인프라를 앞세워 유치전에 나섰다. 지역거점 국립대 가운데 약대가 없는 2개 대학 중 한 곳이 제주대라는 명분도 내세웠다.
대구한의대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2008년 천연물신약연구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두차례 한국연구센터의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주관 기관에 선정되는 등 천연약물을 소재로 한 신약개발 분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국에서 좋은 대학들이 신청서를 많이 냈다”며 “공정하고 정밀한 심사를 통해 대상 대학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선 35개 대학이 약대를 운영 중인데 모집정원은 2019학년도의 경우 1693명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지방대 12곳 약학대학 유치 도전장… 이달 말 최종 선정
입력 2019-01-02 19:23 수정 2019-01-02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