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과 ‘고객’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술개발, 사업구조, 업무수행 방식 등의 혁신을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과 무한경쟁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절박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2일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가진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10년 전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올해는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 문화,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미래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개발·공급·고객 관리 등 전체 프로세스 점검을 통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자”고 역설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높이 나는 새는 포수의 총에 명중되지 않는다”며 “차별화된 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때”라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그룹 신년회에서 “SK가 건강한 공동체로 기능하면서 다음 세대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려면 사회적 가치(SV)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꿀 것, 핵심성과지표(KPI)에서 SV 비중을 50%까지 늘릴 것, 구성원 개념을 고객·주주·사회 등으로 넓힐 것, 작은 실천 방법들을 만들 것 등을 주문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처음 임직원 앞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며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봤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면서 “LG만의 진정한 고객 가치는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10분간의 연설에서 고객을 30번 언급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면서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기존 사업구조와 업무수행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는 비즈니스 전환이 요구된다”면서 “그룹의 생존은 혁신의 성공적인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업들 올 신년사 키워드는 혁신 통한 경쟁력·고객 우선
입력 2019-01-02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