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신장기증자 “2002년 장기기증으로 많은 생명 살린 누나처럼 되고 싶어”

입력 2019-01-02 19:32

16년 전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던 고(故) 안병순씨의 동생 안병연(58·사진)씨가 새해 첫 신장기증자가 된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안씨의 순수 신장기증 수술이 진행된다고 2일 밝혔다. 순수 기증은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것을 의미한다.

안씨는 2002년 교통사고를 당한 뒤 장기를 기증한 병순씨의 남동생이다. 당시 안씨는 “누나가 평소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했다”며 뇌사 판정을 받은 병순씨의 신장과 각막을 기증하도록 했다. 그의 선택으로 4명의 생명이 살았다.

그로부터 16년 후 이번엔 안씨가 누나의 뜻을 이어 장기기증에 나섰다. 안씨는 “누나처럼 세상을 떠나며 장기기증을 통해 생명을 살릴 수도 있지만 보다 앞서 생명을 나누고 싶다”며 “지금 이렇게 건강히 살아서 신장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나이가 더 들면 신장을 기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씨의 신장은 17년간 만성신부전증을 앓아온 장모씨에게 이식된다. 장씨는 “새해에 가장 큰 복을 받게 됐다. 기증인에게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