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끼리 소통, ‘만나톡’ 사용하면 어때요

입력 2019-01-03 00:02
김성호 만나플러스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기독교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만나톡을 스마트폰으로 구동해 보이고 있다.
만나톡의 실행 화면.
제아무리 사막이라도 도로가 연결되고 물과 전기가 공급되면 도시가 된다. 컴퓨터에선 여러 소프트웨어가 기능하도록 돕는 운영체제가 도시와 같은 역할을 맡는다. 사람들은 이를 플랫폼이라 부른다. 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성호(28) 만나플러스 대표는 한국교회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꿈꾸는 청년이다.

“대한민국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은 기독교인이라고 합니다.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김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교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만나톡’을 소개하며 말했다. 만나톡은 교인을 위해 개발한 ‘카카오톡’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만나톡에 가입할 때는 출석 교회와 봉사 직무, 신급 사항 등 교적을 적어야 한다. 인증을 거치면 소속 교회 목회자의 교적관리에 자동으로 업데이트돼 공지를 받거나 심방을 신청할 수 있다. 태신자 관리 항목이 있어 전도한 태신자의 수를 다른 성도들과 비교할 수도 있다. 교인을 위한 ‘폐쇄형 메신저’와 교회를 위한 ‘교적관리 시스템’ 역할을 맡는 셈이다.

이 밖에 ‘네이버 밴드’와 같은 ‘코이노니아 밴드’를 통해 기도와 신앙생활을 나눌 수 있다. 교회 성도들이 운영하는 가게는 ‘교우사업체’로 소개돼 손님을 모은다. 중고거래 장터는 교인들 간 거래가 이뤄지기에 여느 사이트보다 믿을 만하다. 휴대전화 주소록에 등록된 사용자가 만나톡 사용자라면 그의 교적을 바탕으로 사용자 간 연결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만나톡은 현재 베타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림형석 목사)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평북노회 교회 270여곳이 사용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가 아직 만나톡 사용을 권유하거나 개별 교회 영업에 나서지 않는 이유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무료로 올라가 있기에 누구든 사용할 수는 있다. 목회자가 교인들과 함께 설치했을 때 행정 전산화와 교적·심방 관리, 전도 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만나톡으로 다음세대를 세우고자 한다. 젊은 기독 청년들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소개하면 만나톡이 이를 기독교 소비층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안타깝게도 한국교회 다음세대는 이미 죽었다고 할 정도로 열악한 처우에 놓여 있다”며 “예를 들어 크리스천 만화가라면 외설적인 내용을 그리지 않아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어린 나이에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선 데는 아버지인 김기대 구미시민교회 장로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김 장로는 2000년대 초반 학원 원장으로 있을 때 당시로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학원 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적이 있다. 이를 지켜본 김 대표는 ‘6만 한국교회를 연결하는 메신저’라는 비전을 품고 구미에서 상경, 밤낮으로 개발에 몰두했다. 그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정보기술(IT)의 발전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며 “사이버 공간 역시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